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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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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찬미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25-12-2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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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언어

- 김겨울 -




 <겨울의 언어>는 책 유튜버 김겨울이 본인의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보게 되면서 읽게 되었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에서 김겨울은 늘 타인의 책을 소개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김겨울이 김겨울의 책을 추천한다"는 상황 자체로 내 알고리즘에 떴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추천의 이유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이번에는 내가 나에 대해 쓴 책"이라는 말이었기에 오히려 궁금해졌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의 김겨울은, 내게 차분하고 정제된 말로 책을 다루는 사람,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지적인 이야기를 건네는 유튜버였다. 그런데 <겨울의 언어> 속의 김겨울은 훨씬 가까운 사람처럼 느껴졌다. 피아노 콩쿠르에 매달리던 어린 시절, 입시와 아르바이트로 버티던 시간들, 삶이 버겁던 순간들까지 비교적 숨김없이 드러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과거의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거나 덕분에 성장했다고 정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시간들은 여전히 아프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시간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자주 들었던 생각은 "그래서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구나"였다. 유튜브에서 짧지 않은 책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라디오에서 타인의 말을 오래 듣는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경청'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왜 김겨울의 컨텐츠가 빠르게 소비되지 않아도 꾸준히 사랑받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요약되지 않는 말, 끝까지 들어야 의미가 생기는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겨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특별한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일 아침 요거트를 생각하며 느낀 작은 행복, 커피를 하루의 리셋 버튼처럼 여기는 감각, 웃기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고백들은 아주 일상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공감이 갔다. 김겨울은 자신의 삶을 과장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살아왔다"고 말한다. 그 담담함 덕분에 독자는 비교하거나 부러워하기보다, 자기 삶을 조용히 돌아보게 된다.



 유튜브와 책, 글과 음악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보통은 한 가지 정체성으로 자신을 설명하려 하지만, 김겨울은 그 경계가 흔들리는 시간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혼란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나 역시 지금 당장 나를 대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험들이 언젠가는 의미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의 언어>는 김겨울이라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책이기보다는, 그를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드는 책에 가깝다. 유튜브에서 보던 말의 온도와 책 속 문장의 깊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겨울서점 영상을 보게 되었을 때, 예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말의 뒤편에 어떤 시간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겨울이 추천해서 읽었지만, 결국 이 책은 김겨울의 삶보다는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주 조용한 방식으로, "너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 책이다. 디펜스를 앞두고 읽은 이 책은 대학원 삶 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해준 것 같다. 2년 동안 있었던 재밌고 힘들었던 일을 나중에 누가 물었을 때 나도 담담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날이 올까 생각을 하면서 오늘 하루도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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