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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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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다희
댓글 0건 조회 609회 작성일 26-01-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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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

 


서른. 또 다른 말로 이립(而立).

공자의 논어에는 "서른에 뜻이 섰다(三十而立)"는 말이 나온다. '이립(而立)'이란,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이 확립되어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서른에 막 들어서며, 나에게도 이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성숙함을 갖추었나 돌이켜 보게 된다.


공자는 자신의 배움을 돌이키며,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방황하는 것에서 학문의 과정이 시작되었고(志于學), 그렇게 참된 삶의 방식을 터득했을 때 비로소 흔들림 없이 뜻이 섰다(而立)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단순히 해가 바뀌어 앞자리가 바뀐 서른의 나는 과연 ‘이립’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제대로 된 가치관을 딛고 바로 서 있는가?

 

지난 20대를 되돌아보면, 나는 '나'를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떻게 하면 혼란 속에서도 평온을 되찾을 수 있는지, 주어진 순간순간을 즐겁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인생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면, 희(喜)와 락(樂)에 치중한 삶. 이러한 것들을 추구한다는 건,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과정 자체에서의 의미를 찾는 나름대로 효율적이고 균형 잡힌 안정적인 삶의 태도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나는, 살면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며 고민하겠지만, 적어도 어느 길로 가더라도 좌절하며 ‘나’를 잃고 흔들리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이정도면 ‘이립’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손종원 셰프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미슐랭 1스타 식당을 두 곳이나 운영하고 있는 성공한 요리사. 그런 손종원 셰프도 과거 어떤 식당에서 일할 때 '문제아'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일을 못 했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어느 날 그의 상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느냐 물어보았을 때, 요리를 하는 게 좋았던 손종원 셰프는 "그냥 나오는 게 너무 좋다"고 대답하였고, 그 대답을 들은 수셰프는 자신들은 월드컵을 매일 뛴다는 마음으로 일한다며, 정말 국가대표가 된 것처럼, 월드컵을 뛴다는 심정으로 일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이미 업계 최정상의 위치에 오른 셰프가, 서바이벌 경쟁이라는, 진다면 잃을 게 많은 환경에서도 예민해지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며 경쟁을 즐기고, 긍정적인 태도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요리사였기에, 이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던 한편, 그저 즐겁게 진심으로 일을 대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의 성공 뒷면에는 월드컵에 임하는 국가대표 선수와 같은 간절함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지금까지의 내 태도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즈음 읽게 된 임경선 작가의 『태도에 관하여』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해주자, 라는 말에 우리는 그간 얼마나 의지해왔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 라고 하는 것은 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나'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살아가면서 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내가 나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을 필요로 한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생생히 살아서 숨 쉬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욕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소중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간절해본 적이 있었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나치게 긍정하며, 최선을 다하였다고 착각하며 안일함을 합리화해 온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의 태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태도를 나의 참된 삶의 방식이라 여기고 '이립(而立)'했다 할 수 있을까.

 

"어차피 우리는 정답이 존재하는 세상을 살아가지 않으니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자신이 내린 답을 믿고 나아갈 뿐이다. 슬픈 얘기지만 근본적으로는 그 누구도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택해서 행동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

 

어떤 태도로 살 것인가는 나의 선택이다. 여유롭게 살든, 치열하게 살든, 그것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보다 떳떳하기 위해, 그리고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의 안일함에서 벗어나 간절함을 가져보고자 한다. 공자가 말한 학문의 과정에서, 이제야 비로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한 것 같다.


而立이 아닌 志于學을 시작하는 서른의 입구에서, 작가의 서문을 빌려 앞으로의 삶의 태도를 다짐해 본다.

 

“인생의 전반에 임하는 태도는 자발적으로, 사랑은 관대하게, 일은 성실하게, 관계는 정직하게, 사안은 공정하게.

몇 살이 되었든,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 노력이라는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간단히 결론 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결론을 내려고 하는 대신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또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잃는 것이 반드시 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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