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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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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5,922회 작성일 18-04-04 17:47

본문

   

 

불행 피하기 기술 – 롤프 도벨리 저

(21세기의 클래식한 생활 철학)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하루하루 부지런히 움직이는 내가 진정 행복한 삶에 다가가고 있는 걸까? 크고 작은 목표를 향한 여정 중에 이대로도 괜찮은지 돌아보게 될 때가 있다. 저자‘롤프 도벨리 Rolf Dobelli’는 이런 나에게 다가와 행복해질 수 있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그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 중 한 가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바로, 불행을 주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마치 투자가들이 업사이드를 주시하기 전에, 우선 무엇을 피해야 할지 다운사이드에 주시하는 것처럼. 그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주목한다.

 

좋은 삶은 대단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고,

멍청하고 어리석음이나 유행 따르기를 피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무언가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 절제하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프롤로그

 

   틀린 말이 아니다. 불필요한 관계 때문에 지쳐있다면 소중한 인연에게 시간을 쏟고,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신물이 났다면 잠시 물러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테니. 하지만, 롤프 도벨리가 자신있게 말하는 21세기의 클래식한 생활 철학(저자가 만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은 더 강렬한 내용이었다.

 

‘능력의 범위’라는 개념이 있다. 능력 안에 놓인 것은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그러나 능력의 범위 밖의 것은 잘 모르거나, 일부분밖에 모른다.

능력의 범위를 알고, 그 안에 머물러라. 범위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범위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 /2장. 언제 게임을 멈출지 아는 것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해방감을 선사해준다.

의견이 없다고 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은 아니다.

의견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라.

의견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이자 권리이다.

/3장. 모든 것에 뚜렷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저자의 말에 많은 의문이 들었다. 더 이상 ‘능력의 범위’를 넓히지 않는 것이 행복해 지는 방법일까? 또, 나만의 의견과 가치관을 버리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멈춰버리는 것으로부터 오는 해방감이 나를 진정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나는 지금도 ‘능력의 범위’를 단 1 제곱센티미터라도 넓히기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지 않나. 멈출 수가 없는 나는 행복해질 수 없게 세뇌되어버린 것일까? 나는 왜 멈출 수 없는 것일까. 어릴 적 삶이라는 이 긴 마라톤의 시작에서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있었다. 그게 시작이었을까.

 

  <<마시멜로 이야기>>

  선생님이 4살 된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사탕이 한 개 들어있는 접시와 두 개 들어있는 접시를 보여준다. 지금 먹으면 한 개를 먹을 수 있지만 선생님이 돌아올 때 까지 먹지 않고 있으면 두 개를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마시멜로가 하나 들어있는 그릇을 아이 앞에 남겨놓고 방에서 나간다. 아이들의 반응은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먹어버리거나, 참다 참다 중간에 먹어버리거나, 끝까지 참고 기다리거나.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미셸(W. Mischel)박사는 1966년에 만났던 653명의 네 살배기 꼬마들을 15년 후 십대간 된 다음에 다시 만났고, 1981년 그 유명한 마시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삶 전반에서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우수했고, 대학입학 시험(SAT)에서는 도래들에 비해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다. 유사 연구들에 따르면 마시멜로 효과는 너무나 강력해서 지능지수보다도 더 예측력이 우수했고,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고 한다. /NAVER 생활 속의 심리학

 

   그렇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 내 손에도 마시멜로가 쥐어졌고 나는 끝까지 참고 기다리겠노라 다짐하며 마라톤의 시작점에 섰다. 그리고 손에 꼭 쥐고 지금까지 뛰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남들보다 덜 놀면, 중학교 때 더 학업에 충실하면 내 마시멜로는 두 개가 되는 것일까. 더 좋은 대학에 가면 더 좋은 직업을 가지면 또 운동해서 더 좋은 몸을 가지고 멋진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다면. 항상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뛰었다. 너무 지쳐서 멈추고 싶을 때, 손에 쥐었던 마시멜로를 보면서 나는‘선생님이 나가자 마자 먹어버리거나, 참다 참다 중간에 먹어버리는 꼬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패배자 같았기 때문이다.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쉽사리 먹지 못하는 나를 보게 된다.


   그 시절 마시멜로를 쥐어준 선생님이 언제, 어디쯤에서 먹어도 된다라고 말해주지 않으신 것이 야속하다. 하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수많은 성취감과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나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수많은 대명사들을 만들어낸 연료이자 나의 엔진은 바로 이 손에 쥔 마시멜로임이 틀림없기에 그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렇기에“능력의 범위를 알고, 그 안에 머물러라. 범위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범위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이런 나에게는 틀린 이야기일 뿐이다.  


   ‘경계’를 긋고 넘어서지 않는 삶에는 더 이상의 성취감이 있을 수 없다. 자신의 손에든 마쉬멜로를 접시에 올려놓고 남은 삶 동안 어떻게 아껴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삶일 뿐이다.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되니 뛰느라 뻐근한 다리와 부르튼 발의 상처는 이내 아물겠지만, 그릇에 담긴 마시멜로가 줄어가는 것을 보며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나 또한 마시멜로를 관속에까지 손에 쥐고 들어갈 생각은 없다. 언젠가 아끼고 아낀 수많은 마시멜로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성대한 파티를 열고 싶다. 그 기분 좋은 상상만으로 아직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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