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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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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지원
댓글 0건 조회 6,325회 작성일 18-09-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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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줄게>


마르탱 파주



 ‘부적응자 클럽’, 소설에 등장하는 4인의 주인공은 스스로를 부적응자라고 칭하며 그들만의 무리를 만들었다. 부모님의 죽음과 실직, 또래 친구들의 괴롭힘 등으로 그들은 자신이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학교는 자신들에게 불행을 방치하고, 이에 적응하도록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암살을 두려워한 나머지 매일 독을 먹으며 독약에 몸을 길들인 미트리다트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학교는 슬픔과 불행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장소라고 매우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들은 늘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진 행복만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본인들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돈이 많거나, 얼굴이 예쁘다던가, 성적이 좋고, 인기가 많은 그런 조건들을 행복이라 생각하고 부러워했다. 에르완이라는 인물은 괴롭힘을 받고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아 제정신이 아닌 상태까지 이른다. 그렇게 되면서 세상의 행복은 굉장히 불공평하게 분배되어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본인만의 부적을 이용하여 행복을 공평하게 나누고자, 다른 사람들에게 사고가 일어나는 등 불행한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부적응자 클럽’의 멤버들은 결코 불행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느껴졌다. 친구와 함께여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주인공, 발명, 음악, 천체물리학에 각각 빠져있는 다른 멤버들도 모두 각자 본인만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본인이 누릴 수 있는 작지만 큰 행복이 있었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는데, 너무 가깝고 익숙해졌기 때문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소설은 소박한 행복에 무감각해진 나에게 경고하는 듯 보였다.

 

 취업을 빨리해서 이른 나이에 돈을 벌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곳을 여행하는 몇 친구들에게 계속 부러움을 느껴왔다. 생각해보면 이들은 정작 본인의 힘든 삶을 노출하지 않고, 행복한 모습만을 드러내면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원할 뿐이다. 실제로 본인에게 알맞은 행복은 누리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내 기준에 맞는, 나와 어울리는 행복을 누리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았다.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고, 내가 중심이 되는 행복은 결국 나의 취미와 연결된다고 생각해보았다. 구부정한 자세를 교정하고자 시작했던 요가에서 내 몸에 집중하는 것이 재미있어지고,이제는 요가 시간이 기다려진다. 폭염으로 인해 여름 내내 하지 못했던 축구를 다시 할 수 있는 계절이 되었다. 취미는 아니지만 좀처럼 만나지 못하는 고향 친구들과 오랜만에 한 데 모여 회포를 풀 수 있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나에게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껴볼 수 있었다. 이는 내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아니면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줄게’는 나만 혼자 불행하다는 비관적인 시각을 통해, 본인의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설적인 제목이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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