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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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이기주
가끔 나는 생활이 힘들고 지칠 때면 고향 친구에게 전화를 걸곤 한다. 오랜만에 듣는 고향 친구 목소리를 들으면 반갑기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힘들었던 일을 공유하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것을 느낀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마음이 위로가 되고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을 보면, 인간에게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닌 것 같다. 언어가 탄생하고 수십만 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언어는 단계적으로 진화해 왔을 것이다. 이제 언어를 통해 화자는 청자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이 능력을 가르켜 ‘언어가 온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언어가 온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우리가 하는 말의 온도를 조절해 가며 말을 해야 한다. 화자의 감정이 많이 실릴수록 그 말의 온도는 뜨거워지며 반대로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온도는 내려가는데, 말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상대방은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온도가 너무 차가우면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말의 온도를 자각하고 그 온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았다. ‘내가 하는 말의 온도는 몇 도 일까?’ 내 언어의 온도는 21살을 전후로 하여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부끄럽게도 21살 이전에 나의 온도는 10도 이하인 것 같다. 그 때의 나는 좀 이기적이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치기 때문인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 것이었는지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으면, 상대방의 사정과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남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차가운 말들을 서슴없이 뱉어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얼음처럼 차갑던 나의 언어의 온도는 20살의 재수생활과 2년간의 군생활이라는 소위 고생들을 거치며, 조금씩 따뜻해 졌다. 제대로 된 고생을 모르던 나에게도 어려움이 닥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함을 느낀다.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고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 만큼 말이다. 그렇게 내 언어의 온도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내 언어의 온도는 25도 정도는 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 내 언어의 온도는 인간의 체온인 36.5℃에는 한참 못 미칠 정도로 차갑다. 아직 상대방을 따뜻하게 감싸줄 만큼의 언어를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경험을 할수록 나의 말의 온도는 조금씩 따뜻해지리라 믿는다. 언젠가는 상대방을 따뜻한 위로로 품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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