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페미니스트_록산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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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면 인문 베스트셀러에는 항상 페미니즘에 대한 책이 있다. 그리고 최근 팟캐스트나 여타 SNS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추천하곤 한다. 사실 페미니즘에 대해선 그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이라고만 단순하게 알고 있었고,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책들은 마치 여자들의 책이라 생각했기에 한동안 손이 가진 않았다. 그러다 남녀 상관없이 추천하는 책이 있다하여 본 책을 들었다.
사실 최근의 페미니즘은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군대, 임신 등과 같은 기사에 민감한 편이고, 성별로 구별 된 커뮤니티가 존재하며, 남혐 여혐이라는 단어가 만연할 정도로 다른 성에 대한 혐오가 심하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치 페미니스트가 본인들의 권리에 기인한 완고한 여성주의자를 뜻하는 것으로 느낀다.
-페미니즘이 어떤 대단한 사상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의 성 평등임을 안 순간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건 놀라울 정도로 쉬워진다.-
페미니즘은 생물학적인 성이 아닌 사회적인 성에 대한 문제에 있어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일종의 신념이다. 모든 면에서 여성들은 남성과 같은 존중을 받아야 하며, 본인의 몸에 대해 의지를 반영하고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이곳저곳에서 '평등'을 외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양성평등'을 외치고, 미국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살다보니 '인종차별 금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너무 과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이 될 때도 있다. 간혹 이런 잘못된 방식 때문에 전체가 비난 받기도 하는데 그런 걸 볼 때면 안타깝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페미니즘이 부각될 사회적 부분은 매우 많았고, 이에 대한 잘못된 의견 표출들은 페미니즘이 부정적인 의미가 되기에 충분했다. 과하지 않게,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조금 더 빨리 원하는 바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 록산 게이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반감을 줄이기 위해 자신은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했다고 한다. 여기서 나쁜 페미니스트란 부족한-, 못 미치는-을 뜻한다. 일반적인 페미니스트들이 해야 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에 묶이지 않고도, 단순히 핑크색을 좋아하고, 성차별적인 노래에 반응하며, 기타 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본인의 방식으로 양성평등을 바라본다면 이것만으로도 나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페미니즘 이슈를 이야기하건 간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의 절대적인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정할 수도 없고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처럼 나도 모순적인 사람이지만 확실한 건 여성이라는 이유로 개똥같은 취급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는 점이다.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스트가 아예 아닌 것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믿는다.-
단순히 우리는 평등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단 페미니스트란 단어를 통해 의도를 명확히 전한다. 록산 게이는 다양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대를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뭉뚱그려서 비판을 하는 게 아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 인물 등을 적나라하게 말하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이러한 작가의 의견과 생각이 달랐던 부분도 있다. 저자는 낙태에 대해 여성의 생식의 자유라고 말한다. 정치적으로 낙태가 이용되고 있으며, 여자의 어려움은 고려되지 않은 절차들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유는 공감하지만 여기에 태아의 생명에 대한 권리는 배제되어 있던 것이 아쉽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 자체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등한시할 수는 없다. 쓰면서도 조심스럽다. 이런 민감한 주제들 때문에 페미니즘에 대한 갑론을박은 우리 정치판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인권감수성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각종 차별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 불편한 언어를 직접적으로 내뱉지 않는다. 다른 교묘한 방식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는 와중에 행동과 발언이 나온다. 이러한 것에 대해 감수성이 없다면 차별인지도 모른 채 지나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인권에 대해 기본적인 인지를 하고 있다면, 세상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차별받는 부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분명 인지하고 개선될 부분이 많다.
저자 록산 게이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들은 본인들이 더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닌, 남성과 동일한 사회적 지위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다만 개인적으론 그들이 인권을 주장하고 높이는 과정에서 다른 권리가 등한시되면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단순한 예시가 아닌, 페미니즘을 어느 정도 올바르게 인지하고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행동이 요구되는지가 언급됐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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