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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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JTBC ‘알쓸신잡2’의 패널 간의 대화에서 책 추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이 요즘 말로 썸을 타던 사이였던 아내와의 러브스토리와 함께 법륜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을 추천하였다. 처음 책에 대하여 들었을 때, 한 분야의 대가가 하는 세미나를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조금 더 뜯어 생각해보니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실 수 있는 책의 범주가 다양할 텐데, 굳이 직접 하시지도 않는 결혼생활에 대한 글이라니. 그래도 직접경험만한 간접경험이 없지 않기에, 또한 스님이 다양한 사람을 접하고 수행을 쌓으며 느낀 것들을 글에 잘 녹여놓았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책을 손에 들었다.
결혼, 가장 욕심을 많이 내는 거래
무수한 세월동안 갈고 닦아 뾰족해진 바늘로 마음 한 구석을 살짝 찔린 느낌이랄까. 자국이 나진 않지만 명확하게 찔린 느낌이 전달된다. 결혼은 현실이기에 더 강한 느낌이지만, 결혼이라고 까지 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이성 교제와 같은 것으로도 대체 할 수 있다. 결혼만큼 욕심에 부푼 거래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한다. 사랑만큼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가 없는 것 같다. 교제를 하기 전에는 서로에 대한 기대가 없기에, 아니 기대를 가지면 안 되기에, 섭섭할 수 있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진 교제 관계에 접어들면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더 속박하며 서로에게 더 큰 기대를 갖는다. 이것은 감정의 소비로 전개되며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또한 불행히도 나이가 들수록, 교제 관계가 깊어질수록, 거래의 속성이 더 꿈틀대기에 욕심의 크기는 더 커진다. 안타깝다.
잘 보이려 속이고 속는 마음
착각,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마음의 작용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남을 바꾸려 말고 나를 변화시켜라
인간관계만큼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없다. 말 자체가 역설적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역설을 모든 사람이 이의 없이 이해할 수 있다. 교제를 시작하면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미명하에 상대를 속일 때가 있다. 그리고 속이는 걸 알면서도 넘어갈 때도 있다. 사랑이 깊은 시기에는 선의의 거짓말에서 배려하려는 좋은 의도만 보이고, 미움이 생긴 시기에는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만 보인다. 마음가짐에 따라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냉철해져도 감정의 존재로 인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행위가 발생했을 때 선의를 볼 것인가, 거짓말을 볼 것인가는 선택이다. 사랑을 지속하려면 이러한 선택을 감정적으로 다루지 말고 항상 비슷한 견지에서 보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남에게 연습의 필요성을 역설하지 말고 나를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기에 내가 먼저 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법은 없다.
예수님 말씀, ‘누가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주어라’
사랑을 유지하려면 희생과 헌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희생과 헌신이 너무나 싫다면 상대방과의 관계는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에 이 사람에게만큼은 희생할 수 있다거나 이 사람이 불편해하는 특정 부분만큼은 희생할 수 있다면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된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다.
정情과 연민도 사랑의 범주에 속한다는 가정 하에, 나는 위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옆에 있는 사람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같이 지낸 세월의 힘은 이기기 어렵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의 크기가 더 커도 오래 같이 지낸 사람 보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같이 한 사람, 같이 할 사람에게 오늘 하루만이라도 더 베풀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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