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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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대면서 ‘죽은 자들의 세상’ 사후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주제는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인 것 같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사후 세계를 그려내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코코에서의 사후 세계는 천국이나 지옥과 같은 곳이 아니라, 죽은 자들이 이승과 같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특히, 사후 세계에서 살고 있는 망자들은 이승에서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되면 사후 세계에서 지내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슬픈 설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종종 사후 세계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었으며 막연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기에 ‘코코’로부터 사후 세계에 대한 고찰을 더 해보기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사후 생에 대한 고찰은 신이 존재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의문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을 이승이라 하면, 이승에서는 굳이 신을 믿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현상들이 납득 할 만 하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죽음 그 이후와 같이 인간의 오감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저 상상만 가능한 영역에 대한 생각은 우리로 하여금 신의 존재를 떠올려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종교들은 대개 각자가 그리고 있는 사후 세계가 있기 마련이고, 이승은 사후 세계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잠깐 머무르는 곳에 불과하다는 기본적인 의식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감으로 체득하는 모든 것들로는 이승이 잠깐 머물렀다 가는 곳이라는 사실이 절대로 이해가 안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종교인들은 이를 ‘믿음’으로 극복한다고 말한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이 믿음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데,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상당히 놀라운 현상이다. 우리 모두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믿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 본성이 있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지, 세상을 중심으로 나를 내려다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관점 자체를 ‘나로부터’가 아니라 ‘세상으로부터’로 설정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실제로 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고차원적인 사고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나’라는 개인을 조금 내려놓고 겸손한 삶의 태도를 지향하며, 주변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도울 수 있는 인격을 함양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과학적인 관점에서 바라 본 사후 세계도 있다.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은 종교적인 관점 없이도 자연스러운 의문이므로, 죽음과 관련한 수많은 과학서들과 연구물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의 순환기 전문의인 핌 반 롬델 박사가 연구를 주도하여 비교적 최근인 2001년에 ‘란셋’에 실은 “심장정지 후 회생한 사람에서의 근사 체험” 연구가 있다. 육체와 분리된 의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경험들을 들을 수 있는데, 임종 시 먼저 세상을 떠난 지인의 마중을 받거나, 세상을 떠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체험, 꿈이나 상징을 통해 전달되는 사후통신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근사 체험자들이 겪게 되는 삶의 태도의 심대한 변화들이 가장 흥미롭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사라지고 즉, 우리가 죽음이라고 일컫는 죽음은 완전한 끝도 소멸도 아님을 깨닫게 되며,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경험하며 느꼈던 벅차오르는 모든 감정들이 일상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크게 증대시켰다고 한다. 심폐소생술로 회생한 한 어린이가 죽어 있는 동안 경험한 것이 근사체험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눈부시게 환한 빛이 있었고 죽은 오빠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며 이승에서 나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과 공부도 우리로 하여금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태도나,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게 될 것이다. 근사 체험자들과 비슷하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며 또 이번 생에 나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제대로 감당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될 것이다. 이런 positive feedback 과정은 사후 세계나 신을 믿지 않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이승에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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