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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오빠에게 - 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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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환
댓글 0건 조회 5,157회 작성일 18-02-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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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억압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포괄하는 용어라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페미니즘이 뭔지 들어보지도 않았고 잘 모른다. 남과 여를 구분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성 인권에 관한 학설에 보통의 남자들은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한국의 일반적인 남성인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나는 페미니즘이 뭐가 뭔지 기본도 잘 모르고 남성연대와 여성단체들 간의 심오한 페미니즘, 여혐, 남혐 논쟁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른다.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도서들이 여럿 있다. 작년이란 단어는 너무나 먼 과거인 듯하지만, 2018년이 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거의 최근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82년생 김지영’도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 데이트 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범죄의 증가로 여성의 권리, 보호에 대한 논쟁은 지속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시대상과 맞물려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독자들의 선풍적인 지지를 받았다. 82년생 김지영 작가가 6명의 다른 여성 작가들과 함께 작년 말미에 출간한 ‘현남오빠에게’는 전작과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동네 도서관에서도 인기 폭발이었던 82년생 김지영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현남오빠에게’는 전작의 인기보다 시들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조남주 작가 외 6인이 단편 소설을 엮어 놓은 이 책의 제목은 조남주 작가의 단편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대부분 중년의 여성이고 그의 시점에서 쓰여진다. 그러나 ‘현남오빠에게’는 중년이라기엔 비교적 젊은 여성의 시점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인 현남오빠에게 자신이 느꼈던 불편함을 편지의 형식을 빌려 표현하고 있다. ‘현남오빠에게’ 다음에 실린 ‘당신의 평화’의 화자와 비교해 보자면 ‘당신의 평화’는 비교적 성역할에 고정관념이 없는 중년여성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현남오빠에게’는 비교적 의식이 생긴 젊은 여성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는 정확히 뭐라고 찝을 수 없겠으나 아마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는 여성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것 같은 책의 내용 때문인 것 같다. “보통 여자애들과 다르다”, “여자 혼자 집보러 다니러 가는거 아니다”, 등의 언행, 그리고 공무원 학원에 등록시켜놓고 거의 스토킹 수준으로 감시하고 잔소리 하는 것. 물론 이 편지글을 읽으면 묘사된 현남이라는 사람은 본디 성격 자체도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기본적으로 ‘너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내가 도와줘야한다. 나는 너보다 잘났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한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 듯 하다. 수업시간에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는 교수님께 다른 목적이 있을거라는 식으로 여자친구를 세뇌하고 좋은 교수님을 나쁜 교수라는 프레임을 씌워버린 현남은 건전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보통 여자들이란 나약하고, 애교많고, 남자말에 순종을 하는 여자라는 식의 성 고정관념이 암묵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런 세태에 대해 풍자를 하고 싶었다면 현남이라는 남자를 조금은 정상적인,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남자의 캐릭터로 그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여자라서 겪었던 불편한 사회에 내포된 시선을 그리고자 한 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파악된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냥 남자 잘못만난 여자의 이야기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교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나의 판단, 어떤 수업을 듣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화자는 시원하게 말하는 성격도 아니다. 그냥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없는 듯 한 어리숙한 화자의 모습은 여성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문제인 것 같다. 남성 중에도 소심한 사람이 있고 여성 중에도 대담한 사람이 있다. 이런 성격은 남녀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본질의 문제다. 현남을 이런식으로 그렸다는건 여성들에게 남자란 이렇다라는 또다른 고정관념을 심어주어 극단적으로는 남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고 그들의 논쟁에 뛰어들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남자 중 한 사람으로써 그동안 여성이란 이렇다라는 편협한 고정관념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었던 나 자신을 한번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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