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미 비포 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태윤
댓글 0건 조회 5,927회 작성일 17-12-01 12:14

본문

전신마비 환자 윌과 그의 간병인 루이자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와 사건만으로 스토리를 전개한 소설이자 영화로도 개봉한 ‘미 비포 유’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행복을 위해 존엄사를 택하려는 윌의 무기력함과 절망감을 독자와 관객들이 진심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다. 윌과 루이자 둘은 환자와 간병인 신분으로 만나지만, 따뜻한 루이자의 손길에 윌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이 커져갈수록 휠체어를 타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신세가 더욱 비참해질 뿐이었다. 윌은 사고로 전신마비에 걸리기 전에,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든 꼬실 수 있는 화려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수많은 여자들을 경험하곤 했다. 그러나 사고 후 윌의 현실과 이상 사이의 심각한 괴리, 과거와 현재 모습의 괴리는 그로 하여금 ‘행복한 자살’을 결정하게 했다. ‘건강이 최고다’라는 너무나도 흔한 텍스트는 건강할 때는 너무나 가벼운 말이며 건강함에 전혀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윌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는 상당히 무게 있는 말이 되며 동시에 현재 내가 추구해야 하는 1순위 목표가 되어버린다. 올해 홈 커밍데이 때, 조병진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뇌수술을 받게 되어 생사에 갈림길에 놓인 이 와중에 그동안의 논문 수 백편, 특허 수 백편 연구 실적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말씀이었다. 우리는 100년 가까이 살면서, 한 평생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내 근처에 드리우게 되면, 그러한 꿈과 목표는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그 죽음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일 수도 있고, 심장마비일수도 있으며 노환일 수도 있다. 그렇게 언제 어디일지 모르는 죽음으로 가는 과정들 속에서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하고 또 하루하루를 감사해 할 줄 모르며 최선을 다하여 살지 않는다. 이 얼마나 허무하며 미련한 짓인가?

루이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루이자는 윌이 자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어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데 전념한다. 그녀는 윌이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를 윌과 함께 갈 계획을 짜고, 예쁜 드레스를 입고 휠체어를 탄 윌과 데이트를 하며, 윌이 좋아할 만한 재밌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24시간 윌의 옆에 붙어 있지만 끝내 윌의 선택이 바뀌지 않음에 분노하고 좌절한다. 루이자는 윌이 휠체어 신세가 되었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의 이유와 행복을 찾길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랬고 도왔지만, 윌은 휠체어 인생에서 새로운 삶의 이유와 행복을 찾지 못하였다. 윌은 전신마비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루이자는 그런 결정을 한 윌에게 너무나 큰 실망을 하고 다투게 되지만, 사실 윌의 입장이 직접 되어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윌의 존엄사 순간에도 옆을 지켜주게 된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쏟지만 전신마비라는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서 모든 것이 소용없게 되는 허무함을 잘 그려내고 있다. 건강의 부재 앞에서는 다른 어떠한 노력들도 전부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장면들은 나로 하여금 감사함을 느끼고 또 매사에,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간접적으로 전달해주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