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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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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6,039회 작성일 17-11-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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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알랭 드 보통

 

“그는 우리가 이미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평가다. 이전에 읽어보았던 '나는 너를 왜 사랑하는가'에서도 그랬듯 그는 사랑, 불안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관점 마다 그가 제시하는 풍부한 자료는 탄탄한 그의 논리를 뒷받침 해준다. 그렇게 책에 빠져들어 읽다 보면 오랜 기간 잘 정리된 하나의 사상을 보게 된다. 그게 내 입맛에 맞든 안 맞든 나의 생각을 틔워 주기엔 손색없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 대한 원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는데, 예컨대 사랑 결핍, 속물 근성, 기대, 불확실성 같은 것이 있다. 사랑 결핍이 불안의 원인이라는 기조는 인간이 먹고 잘 수 있음에도 높은 지위를 바라는 마음이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수단(돈, 명성 영향력)을 더욱 쟁취하고 싶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사랑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며, 이러한 사랑이 결핍되기 때문에 불안이 찾아오는 것이다.


속물은 노골적으로 사회적/문화적 편견을 드러내는 사람이며 우리는 속물 집단에 살고있다. 속물 집단이 우리에게 분노나 좌절감을 주는 이유는 이들의 시각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곧 인간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들 세계에서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언제 바뀔지 모를 자신의 자리에 대한 불안이 필연적으로 생성된다.

“예전엔 가난이 낮은 지위에 대한 물질적 형벌이었다면, 무시와 외면은 속물적인 세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리는 감정적 형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치품은 점점 일반 용품이, 일반 용품은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실제적 궁핍은 급격히 줄었지만, 역설적이게 궁핍에 대한 공포/불안은 오히려 늘어났다. 궁핍에 대한 불안은 우리와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조건과 우리의 조건을 비교하여 결정된다. 그런 맥락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자. 이제 그럼 이 문장만 다시 써보겠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우리는 얼마나 속물적인 세상에 살고 있는가?


최근에는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예전엔 지위에 오르는 것만큼 내려오기 힘들었다면 이제는 급속하게 움직이는 사회에서 거두는 성과에 따라 사람의 위치가 결정된다. 그리고 이 성과는 불확실한 운, 세계경제의 추세와 같은 요소에 민감하게 정해지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 또한 현대에 이르러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점점 많아지는 불안의 원인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더욱 얻고 싶어한다. 그리고는 사랑, 높은 사회적 위치, 성과가 주는 확신이 불안을 없애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세상이 정해주는 욕망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우리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가 쉽게 잊고 지내지만 우리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있다. 가족 또는 진정한 친구와의 사랑이 그렇고 종교적 믿음 또한 이런 확신일 수 있다. 언제 잃을지 몰라 두려워하는 천편일률적인 것들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닐까. “선망을 멈추지 못한다면, 엉뚱한 것을 선망하느라 우리 삶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 세상이 정해주는 것을 모두 따르기 보다 각자 원하는 ‘적당한 욕망’을 가지는 편이 불안에서 벗어나기에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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