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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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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6,158회 작성일 17-10-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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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2009년 1월 20일, 용산의 한 철거 현장에서 점거 농성 중이던 세입자들과 경찰, 용역들이 충돌하면서 약 30명의 사상자를 낸 용산 참사 사건이 있었다. 사건을 보는 관점에 따라 재개발에 편승하여 돈 한 번 벌어보겠다는 주민들의 폭동 혹은 경찰 공권력의 과잉진압을 통한 민간인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용산 참사 사건은 현재까지도 회자되며 피해자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사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본 영화는 ‘이 영화의 사건은 실화가 아니며 인물은 실존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영화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용산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특정 사건에 기반한 영화가 ‘xx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많이 있지만 어떤 영화가 ‘이 영화의 사건은 실화가 아니며 인물은 실존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로 시작하겠는가. 본 영화는 용산 참사 사건이 일어난 MB정부 시기인 2013년도에 모든 촬영이 완료되었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2015년도에 개봉하게 된다. 아마도 용산 참사 사건이 참사 이후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진 뒷배경과 본 영화가 늦어진 이유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본 영화 내용의 이해를 위해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영화 줄거리를 아래와 같이 참고한다.


지방대 출신, 학벌 후지고, 경력도 후진 2년차 국선변호사 윤진원(윤계상).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만난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한다.
 
 변호인에게도 완벽하게 차단된 경찰 기록,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듯한 검찰, 유독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오는 신문기자 수경(김옥빈). 진원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선배인 이혼전문 변호사 대석(유해진)에게 사건을 함께 파헤칠 것을 제안한다.
 
 경찰 작전 중에 벌어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살인사건, 진압 중에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국가에게 잘못을 인정받기 위해 진원과 대석은,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법정드라마 혹은 정경유착비리 등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묘사하는 대한민국의 최상부 권력자들의 모습과 본 영화에서 나오는 권력자(검찰, 경찰총장)들의 모습은 상당부분 비슷하다.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 사건의 첫 번째 논란은 진압 당시의 상황이다. 재개발에 맞선 시위대가 어느 정도로 폭력적이었는가, 진압에 나선 경찰과 용역들은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하였는지 이다. 두 번째 논란은 재판 진행사항에 나타난다. 사건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검찰수사기록을 보려는 변호인단은 검찰과 재판부에 각각 공개를 요구했지만 모두 기각당한다. 또한 사건의 뒷배경에 가장 거대한 권력의 중심인 청와대가 있는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찰에 용산 참사 사건의 대체제로 여론을 무마할 만한 사건을 띄우라는 홍보지침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일련의 재판 끝에 철거민 박재호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영화 속 사건은 해피엔딩을 의도한 듯한 방향으로 재판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이며 실제로 배심원들이 전원일치 무죄 판결을 내리지만, 갑작스럽게 유죄 판결이라는 비수를 꽂는다. 마지막 부분을 보며 이 결론을 예상 못한 흐름에 씁쓸함이 배가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본 영화는 실화에 기반을 두진 않지만 아래 용산참사 일지의 흐름과 굉장히 비슷하다.


<용산참사 일지>
ㆍ2009년 1월 20일 : 경찰 철거민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 발생, 철거민 5명ㆍ경찰 1명 사망
ㆍ2009년 1월 28일 : 병원에 있던 철거민대책위원회 이충연 위원장 구속
ㆍ2009년 2월 9일 : 검찰 사건 수사결과 발표. 경찰은 무혐의로 결론. 철거민 20명ㆍ용역업체 직원 7명 등 27명 기소
ㆍ2009년 2월 11일 : 청와대, 연쇄살인사건으로 용산참사 여론 무마하라는 홍보지침 이메일 발송 드러남
ㆍ2009년 3월 26일 : 용산사건 국민참여재판 신청 기각
ㆍ2009년 4월 22일 : 용산사건 검찰수사기록 요청에 검찰 불응. 재판부도 수사기록 압수신청 기각
ㆍ2009년 6월 1일 : 변호인단, 수사기록 압수신청 거부한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냈으나 기각
ㆍ2009년 10월 3일 : 정운찬 총리 용산참사 현장 방문
ㆍ2009년 10월 28일 : 서울중앙지법, 망루 생존 철거민 전원 유죄 판결
ㆍ2009년 12월 30일 : 협상 타결
                                                                                      [네이버 지식백과] 용산참사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본 영화는 영화 부당거래를 생각나게 한다. 사건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권력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판이 진행된다. 왜 국가는 잘못했을 때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고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 좋은 국가를 위해서,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도 필요 시 적절한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을 구성하는 것 또한 각 부서의 사람이며 국민이다. 국가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기에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깨끗하게 잘못을 승복할 때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다. 높은 국가청렴도는 높은 시민의식을 불러올 수 있는 선순환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현재의 사회모습이 단임제의 결과인지, 과거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적폐라고 주장하는 세력의 존재에 의한 결과인지 참 보기 부끄럽다.


 극 중 홍재덕 검사는 영화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가라는 건 말이다.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봉사를 하고, 결국엔 그 기반 위에서 움직이는거야. 박재우는 희생을 한 거고 난 봉사를 한거라고. 그런데 네가 한 건 뭐야?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 국가를 위해, 조직(검찰)의 안위를 위해 자신이 봉사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기에 그는 죄책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법을 다룬다는 것이 안타깝다.


 작년 말 불거졌던 국정농단 사건의 여러 질의 중 중요사항인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본 영화의 늦은 개봉이 연관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용산 참사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보여주었던 추태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군부 독재 이후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도 약 25년이 지나며 상당 부분 깨끗해졌으나 아직까지도 고위 공직자 및 권력자 자녀의 강원랜드, 우리은행 채용비리가 나타나는 대한민국은 갈 길이 멀었다. 적어도 많은 국민들이 국가에 문제의식을 멈추지 않을 수 있도록 문화, 언론 부분의 자유를 보장해주기를 바란다. 느리지만 밝은 미래를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도달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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