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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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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태윤
댓글 0건 조회 6,231회 작성일 17-11-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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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최근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끈 영화 범죄도시는 2000년대 초반 가리봉동의 조선족들의 범죄를 각색하여 다루고 있다. 범죄도시가 개봉하기 얼마 전에, 청년경찰이라는 또 다른 조선족의 범죄와 관련된 영화가 개봉했는데, 이 두 영화의 연속적인 개봉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조선족에 대한 혐오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에서는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넘어와 온갖 범죄를 다 저지르고 특히나 토막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를 일삼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대학교 2학년때부터 4학년때까지 조선족들 밀집 지역인 대림동에서 과외를 했었기에, 그곳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붐비고 좁은 길목에서 너도나도 담배를 피우며 돌아다니고, 4차선 도로도 무단횡단을 일삼는 등, 질서와 에티켓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는 단지 대부분의 조선족들이 질서에 대한 의식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이지, 싸움이 나거나 범죄가 난무할만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라고 느꼈었다. 조선족들의 범죄가 과거에 큰 문제가 되었다면 현재는 어떠할지 궁금해서 2016년 기준의 통계를 조사해보았더니 결과는 흥미로웠다. 우선 조선족 범죄 비율은, 내국인의 64%에 그치고 이 범죄 비율 중에서도 조선족들의 범죄는 교통위반이나 밀입국 등이 대부분이며 강력 사건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폭력을 휘두를 때 무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내국인은 17%이지만 조선족은 4.8%로 훨씬 낮았다. 더불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조선족의 범죄율은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영화 범죄도시나 청년경찰에서 보여지는 조선족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통계이며, 어떻게 보면 현재의 조선족들은 상당히 억울한 처사를 당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구로나 영등포 쪽에 ‘동포 여러분! 우리 스스로 이미지 개선 합시다!’와 같은 현수막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조선족들 중에는 한국 땅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일종의 기러기 아빠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정확한 통계를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영화나 인터넷을 통해 조선족들의 살인, 장기밀매를 간접 경험하다 보니 한국 내에서 조선족에 대한 혐오감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조선족 개개인이 올바르게 산다고 하더라도 사실 범죄도시나 청년경찰 같은 영화가 한번 나와서 흥행을 하게 되면 한국인들 사이에 조선족 혐오감은 삽시간에 만연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집단적인 혐오감과 멸시 성향은 어떤 과정을 거쳐 생기는 것인가? 증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현재 내가 속한 이 사회에 피해나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제를 좀 더 일반화시키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이러한 일반화 과정에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족은 흉악범들이며 한국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역겨운 집단이다라는 주장을 위해 ‘특정’ 조선족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족에 대해서 장기밀매, 토막살인, 보이스피싱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지며 이렇게 고정된 이미지로서만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비단 범죄도시와 청년경찰뿐 아니라 많은 한국 영화들에서 조선족들은 그런 하등한 존재로 비춰진다. 영화의 재미와 개연성을 위해 조선족을 삽입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일반화, 축소화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혐오감만을 남기게 되는 것이며 열심히 살아가는 개개의 조선족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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