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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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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5,746회 작성일 17-07-3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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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저





     우리나라에는 개인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을 뿐 아니라 (개인주의의 명확한 뜻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개인주의자를 사회성이 결여된 인간으로 치부하는 경향마저 있을 정도니 더 말해 무엇하랴. 불편해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조금은 참고 넘어가고, 옳지 않은 일에도 선배라, 어른이라 경우가 없어도 그냥 참고 넘어가야 바른 사람이라는 인식과 사회생활 잘한다는 칭찬까지 듣게 되는 한국의 현대사회.  하지만 그렇게 넘어간 일들 때문에 나는 불편하다. 그래서 문유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제목부터 한국 사회문화에 반하는 파격적인 것이었다.


     제도로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에는 근대적인 의미의 ‘개인’이 있다. 이때의 개인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합리적으로 수행하는 자를 일컫는 말이다. 또한 개인 스스로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도 역시 나와 똑같이 그러함을 인정한다. 다만 개인주의자는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기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음을 알 뿐이며, 서로의 입장과 영역을 존중할 줄 안다. 그러나 군대 문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개인주의자는 별종 취급을 받거나 때로는 사회적 질타를 받기도 한다. 집단에서 요구하는 것과 개인의 욕망이 일치하지 못할 경우, 혹은 집단의 불합리성을 고발하고자 할 경우 개인주의자는 집단과 불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개인은 억압당하고 그래서 불행하다. 특히 한국인은,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거나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는 경험을 살면서 수없이 겪는다. 그리고 이는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 


     개인주의적 인간간계가 뼛속 깊이 새겨진 유학파 친구들의 한국 직장생활에 대한 하소연은 대게 일치한다. 그들 대부분의 불만은 바로 대한민국 사회조직의 정서, 그리고 시선이다. 조직과 서열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자칫 이기주의로 오해받기 일쑤다. 튀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반대로 한국에서 지위재는 무척이나 중요해서 과시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전전긍긍한다. 그러하기에 남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이 개성대로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삶은 이해받기 어렵다. 행복의 기준도 획일화되어 있어, 남들 다 하는 대로 갖추고 살아야 행복한 것이라 여긴다. 아등바등 경쟁해야 ‘정상’이고 승진하고 출세해야 인정받는다. 그런데 그들은 과연 정말로 행복한 것일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 행복지수 평가 지표들만 봐도 우리나라 기득권자들의 행복지수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



대한민국이 즐거운 지옥이라면 북유럽은 지루한 천국에 가까운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과연 개인주의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타인을 평가하는데만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문제점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앞서 말했듯이 타인을 평가하기 이전, 본인 스스로의 행복을 평가절하하며 불행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곤 한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스스로의 행동의 문제가 있다거나,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가정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군대를 모델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상명하복, 집단 우선이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의사, 감정, 취향은 너무나 쉽게 무시되곤 했다. ‘개인주의’라는 말은 집단의 화합과 전진을 저해하는 배신자의 가슴에 다는 주홍글씨였다. 그 불온한 단어인 ‘개인주의’야말로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엔진이었음에도 말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한 개인으로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관문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는 이같은 고귀한 정신을 아끼고 보전하여 우리 사회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여 실천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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