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1984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윤성준
댓글 0건 조회 5,345회 작성일 17-07-01 11:51

본문

<1984> - 조지 오웰

 

책 1984를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고 또 학창 시절 필독 도서라고 꼭 읽어보라고 숙제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기억 한편에 단순히 조지 오웰의 명작 정도로 묻혀있던 것을 최근에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1984에서 예측한 미래 기술은 현대에 읽어도 소름끼칠정도로 이질감이 없다고 하기에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얼마나 잘 예측했길래?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현시대 작가가 쓴 것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책에 묘사된 텔레스크린은 지금에야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지만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든 기술이었다고 한다. 이 책에 묘사된 미래 기술들이 당시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그로 인해 현시대에 도래하기까지 시간이 더 빨라진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충족되었지만 사실 이 책의 정말로 중요한 가치는 그것이 아닌 것 같다. 책 전반에 깔려 있는 우울한 색채와 주인공 윈스턴이 겪는 통제, 획일화, 감시 등에 대한 내용은 전체주의 시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권력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있는 시민으로써 살며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삶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 폐단에 대해 고민하게끔 함으로써 우리 시대가 추구해야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진정한 가치인 것 같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생각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윈스턴이 소속된 오세아니아라는 국가의 ‘사상죄 (thoughtcrime)’는 정부 혹은 당의 입맛에 반하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되어 감옥에 가고 처형되는 것이다. 집, 거리, 사무실 등 생활하는 모든 곳에 텔레스크린이 설치되어 행동과 표정을 감시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낌새라도 보이면 바로 사상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사회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생각조차 정부가 정하는 대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육체뿐 아니라 정신까지 정부에 귀속된 상태. 생각의 자유와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에 사는 시민으로써 가장 두렵고 경계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오세아니아 정부가 정신을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이 충격적인데, 24시간 당을 찬양하는 선전을 텔레스크린으로 내보내고 (텔레스크린은 감시와 동시에 선동의 도구로써 사용된다), 공개 처형과 잔인한 전투 장면 상영을 수시로 실행하여 인간의 잔혹성을 키우며, 골든스타인이라는 허구의 공공의 적을 만들어 당원들로 하여금 증오심을 유발시키고, 어린 아이들을 세뇌시켜 부모를 24시간 감시하고 고발하게 함으로써 가족성을 말살시키며, 성욕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섹스는 오직 아이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써만 허용함으로써 억제된 욕망을 정부가 원하는 곳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여 인간의 생각을 통제하고 원하는 대로 조작한다. 더욱 무서운 것은 과거는 사람들 사이에 공유하는 기억과 그것이 실체화된 유물, 기록 등에 의해 규정되는데, 인간의 생각을 통제하고 기록을 조작함으로써 과거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은, 획일화 되고 완전히 통제된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책 1984가 아마존에서 다시 베스트셀러로 올랐다고 한다. 독재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평이다. 책 1984에서 묘사한 의식의 통제 방식은 사실 오늘날에서도 겉으로 잘 티는 나지 않지만 사실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바로 직전 정부만 해도 언론 통제에 대한 비판을 많이 받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어느 당은 선거철만 되면 항상 북한 이슈를 꺼내들어 지지자들로 하여금 공공의 적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표 다지기를 한다. 특히 국정원의 댓글 조작 사건을 보면 책 1984에 묘사된 사회가 마냥 허구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다. 행동의 획일화, 생각의 획일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무조건적인 순응을 경계해야 한다. 본인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대하는 태도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 좋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