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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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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주
댓글 0건 조회 5,747회 작성일 17-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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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도그마 - 마이크 프렐


“갑의 횡포”에 대하여 사람들은 분노한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고 함부로 대하는 모습은 보편적인 정의(正義)의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라면 상무”에서 부터 “땅콩 회황”까지 언론에 노출되는 갑의 횡포를 볼 때 마다, 강자가 되는 “갑”은 불의하고 약자가 되는 “을”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언론에 노출되면서 강자는 대체적으로 악하고 약자는 대체적으로 선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과연 약자가 선한 것일까? 강자가 악한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보편적인 정의”의 관점에서 보고 있는지에 대하여 스스로 의문을 가져야 한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땅콩회항”의 주인공인 모 부회장은 사회적으로 강자이며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다. 승무원이 마카마디아 봉지를 뜯어서 서비스 하지 않는다고 비행기 자체를 회항 시킨 사건은 전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였다. 그것도 모자라서 사건 은폐를 시도하였고, 가족과의 대화에서 복수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안하무인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맹렬히 분노하여 갑에 대한 성토를 쏟아내었다. 우리가 이토록 “땅콩 회항”에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행동과 사고 방식이 정의롭지 못해서? 정답은 두가지 전부 맞다고 판단된다. 그녀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행동하나, 말 한마디가 일반 사람들보다 파급력이 크고 국가적인 이슈가 된다. 만약 다른 일반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물론 비행기를 회항시킬 능력은 없었겠지만) 이토록 이슈가 되었을까? 몇번 성토만 하다가 그저 하나의 사건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녀가 잘못한 것은 명백히 맞고, 국가적인 이슈가 된 것은 그녀가 대기업 재벌 3세라는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강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들을 다루는 대중과 언론의 초점은 불의(不義)한 행동의 잘못이 아니라 “강자”라는 것이 맞춰져 있다. 정말 단순한 이분법적 선악구도를 적용해서 강자는 악하고 약자는 선하다고 프레임을 씌워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 마다 강자로 보이는 사람을 비난하고 본다. 결국 극단화되면 “약자는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강자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 그러니 힘이 센 자는 단순히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라고 맹신하는 것이다.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단순히 강자라는 이유만으로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낳는다. 강자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다가 진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인 논쟁거리를 만든 “리쌍 곱창집 사건”이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건물주=강자=갑, 세입자=약자=을 이라는 정말 단순한 이분법적인 논리로 접근하여 건물주인 리쌍을 비난하였고, 몇몇 국회의원들은 법원의 철거 행정 집행을 막는다면서 현장을 찾아와서 세입자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나가기 싫어 소위 “땡깡”을 부린 세입자를 본 리쌍이 참고 참다가 법적인 절차에 들어가자 그 세입자가 약자인 이미지를 내세워 언론플레이를 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로 네티즌들은 “갑질”에 이어 “을질”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이 사건에서 보듯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적인 약자를 편드는 것은 또 다른 하나의 “적폐”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렇게 당한 강자들도 누군가에게는 약자이고, 지지를 받은 약자들은 누군가에게는 강자이다. 강자와 약자의 개념이 상대적인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무시한 채, 약자로 보이는 사람의 편만을 들다보면 개념의 상대성과 모호성으로 인하여 법과 사회의 원칙이 무너지게 된다. 인간은 이성과 감정의 동물이다. 약자에 대한 동정과 연민은 당연한 것이지만, 도를 넘어서는 약자 편들기와 강자에 대한 비난은 또 다른 이름의 차별이다. 우리가 사건을 대할 때, 감정과 진영논리, 이분법적 선악구도에 기반하지 않고 사실관계 파악을 먼저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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