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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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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형도
댓글 0건 조회 5,682회 작성일 17-07-2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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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김범준


          어렸을 때, 그러니까 한참 뉴스를 재미없다고 보기 싫어하던 시절에 가끔가다 부모님이 보는 TV를 보고는 생각했던 게 있다. '왜 저 아저씨들 (국회의원)은 맨날 저렇게 싸우는 걸까' 라는 것이다. 사실 그 당시 고만고만한 또래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흥미를 당연히 느끼지 못했고, 부모님은 크면 알게 된다는 말로 회피했다. 그 이후로 나름 살기 바빠진답시고 ‘아 저 사람들은 항상 싸우니까’를 반복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를 미뤘다. 시간이 흐르고 나름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정리할 수 있게 된 게 나이 앞자리가 3에 가까워질 때인 듯하다. 결국 부모님의 말씀이 맞았다.

 

         지금에 와서 주변 사람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배움은 없는 듯하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이라든지,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과의 의사소통 방법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듯하다. 사회화를 통해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개성과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내용을 이론적으로만 배운 채, 정작 그 본질은 배양하지 않는다. 물론 이와 같은 것들은 가정에서의 교육일 수 있겠으나, 학교가 단순히 교육의 장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을 사회화 시키는 곳이라고 본다면 굉장히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론 하루가 바쁘게 다투는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셈이다.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 혹은 서로 가진 지식이 불일치를 이룰만한 사람을 만났을 때,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시하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혹은 논리를 앞세워 비아냥거리는 정도가 있다. 당연히 이런 방법으로는 올바른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 토론은 언쟁이 되고, 쉽게 몸싸움으로 바뀐다. 대화는 단절 될 것이고, 관계 역시 틀어질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의견의 불일치를 접하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나는 의견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인지해야 할 것들에 대해 정리해보곤 한다.

 

        그 중 최근 많이 느끼는 것은 내용보다 포장을 잘 해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멀지 않은 과거에 어느 영상에서 이런 말을 보았다. ‘한국인들은 비교적 논리적이지 못하다. 감성적이며 틀린 주장을 너무 당연하게 한다. 당최 본인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모른 채, 단순히 상대방의 논리가 잘못됐다고 한다. 이러니 제대로 된 토론을 할 수가 없다.' 라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요즘 와서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좀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 대인관계가 아주 좋은 친구의 말과 행동을 보고, 굉장히 포장에 능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에는 신기할 뿐이었다. 늘 내용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참 대단한 것을 얻었다. 마치 상품의 성능은 뒤로하고 디자인만으로도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그 어떤 핸드폰처럼, 말의 포장기술이 뭔지 그 친구를 보고 느끼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듣기 좋지 않다면 그것은 잔소리일 뿐이다. 아무리 상대방을 위한 내용이라 할지언정, 그것이 폭언이나 폭행으로 포장되어 있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본 책의 작가는 앞서 언급한 말의 포장에 대한 책을 많이 썼다. 자신의 인간관계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고,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을 짚어보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인간관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훌륭한 처방전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걸어온 경험에 따른 고유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남들과 의견 혹은 마음을 바꾸는 것은 항상 어렵다. 말의 포장 역시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란 뜻이 포함되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누구에게나 좋고 예쁘게 보이는 포장 값은 비싸기도 하다. 그것을 정성이라 불러도 좋고, 예의라 불러도 좋다.

 

         즉, 그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아닐까 한다. 최근 우리주변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 없는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소위 갑질 문제가 만연해있다. 관계는 늘 상대적이다. 가끔 독설을 퍼부으며 '그게 사실인데, 뭐 어때?'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본다. 개인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사실을 말하는 것 역시 상대방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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