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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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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5,459회 작성일 17-07-3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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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

이용규 지음


내가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가득 찼던 20대 초반,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이 가진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것을 좋아했다. 만약 질문을 받은 사람의 꿈이 없다고 대답하면, 정작 나의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을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꿈을 가지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기를 즐겼다. 설계된 대로 끌려가는 인생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설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삶. 그 얼마나 멋진 삶인가.

 

이후 몇 년간의 나 나름대로의 시련과 방황의 시간을 거치면서, 이러한 생각에 바탕에 깔려있던 마음은 역설적이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고, 나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능력 있고 똑똑한 사람으로 비춰지기를 원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하는 나의 대한 평가는 너무나도 중요했고,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며 혼자 끙끙대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나의 업무 능력이나 다른 것들에 대해 누군가가 비난을 하는 일이 있으면,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하루 종일 힘들어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가장 최근까지 내 스스로가 매여있던 것 또 하나의 가치는 바로 ‘돈’이었다. 물론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그리고 박사과정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끔씩은 일찍부터 좋은 회사에 취직해 벌써 눈에 띄는 돈을 모은 대다수의 친구들을 보면서, 또는 결혼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몇몇의 능력 있는 여자들의 결혼할 남자의 재산에 대한 생각을 들으면서 한때는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인가.. 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수님이나 부모님께서 말씀해주시던 ‘인생은 40대부터 다시 봐야 해’ 라는 말이 위로가 되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지만, 필연적으로 남아있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그래서일까, 몇 일 전 들려온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유명 커피 브랜드를 연이어 성공시켰던 유명한 사업가의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의 뉴스가 한동안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커피왕’ 이라고 불리며 국내의 커피사업을 주름잡았던, 호황기를 누릴 때의 재정적 능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을 그가 엄청난 빚더미에 오르게 되었을 때의 심경은 누가 알 수 있을까. 누구나가 성공한 사업가로 치켜세우며 인정해주던 사람들이 갑자기 등을 돌리며 실패자로 낙인 찍힘을 당할 것이라고 느끼는 그의 두려움을 누가 알 수 있었을까. 그의 성공과 실패에 쏟아진 수많은 인정과 부러움 그리고 경멸의 시선들, 수없이 쌓아 올렸지만 결국 빚으로 남겨진 부와 모든 것을 잃은 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마저도, 죽음을 마주쳤을 때 한 줌의 재로 사라져 버렸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받고 현재 몽골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는 이용규 선교사는 한국의 크리스챤들에게 널리 읽혀진 ‘내려놓음’ 이라는 책을 통해, 앞서 언급했던 세상 속에서의 사람들에게 너무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 – 돈, 인정받는 것, 내가 중심이 되어 판단하는 것 등 – 에 대한 내려놓음의 과정을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충분히 더 인정받고 높아질 수 있음에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에 순전히 포기하고 인도하심을 따라 몽골의 소외 받는 사람들을 향했던 스토리와 재정적으로 넉넉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필요에 따라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생생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또한, 스스로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을 신뢰하며 의지할 때 나타난 몽골 사람들의 기적과도 같은 변화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내려놓았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는 지를 나타내고 있다.

 

돈과 명예, 사람들로부터의 인정과 같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누군가 에게는 이러한 것들이 인생의 목적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인생에는 언제나 죽음이라는 종착점이 존재한다. 그 어떤 부를 가진 사람도, 누구나 우러러보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도,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쳐야 한다. 만약 죽음 이후에 영원한 나라가 없다면, 인간이라면 누구든 죽음이라는 잔혹한 문 앞에 서서 이러한 것들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혹자는 이러한 것들은 후대에 물려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원한 나라가 없다면, 과학자들이 믿는 것처럼 먼 훗날 태양의 수명이 다하여 팽창하며 지구를 집어삼킬 때, 무로부터 인류가 쌓아 올린 수많은 것들은 또다시 무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 죽음 이후에 영원한 나라가 있다면, 인생이라는 찰나의 순간에서의 (그것도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잠깐의 쾌락을 위해 사는 것 보다는 영원한 나라의 가치를 위해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돈을 많이 벌고, 인정을 받는 것 등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러한 것들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인정하고 감사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나 역시 아직도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을 더 생각하려는 것, 나 자신을 위해 돈을 벌고 편안하게 살고 싶은 생각, 아직도 하나님과는 상관없이 다른 주변의 사람들에게 상식적이고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등 나로 굽은 수많은 모습들을 아직은 거의 조금도 내려놓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고자 발버둥치기 시작한 최근 들어 느끼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매 순간 이런 모습들을 내려놓으려 노력하고 조금이나마 성공할 때, 마음의 자유함과 더불어 감사가 넘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 가치로써의 자유함을 지금도 끊임없이 세상 가치에 배신을 당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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