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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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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태인
댓글 0건 조회 6,268회 작성일 17-08-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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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 레이 커즈와일

 

   현재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바둑에서만큼은 컴퓨터가 인간을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많은 예상과는 다르게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반으로 하는 알파고의 등장과 그로 인한 인간의 패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알파고와 이세돌이 대결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이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AI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의 뉴스에서는 우리나라도 AI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우성이며, 실제로 정부는 AI의 개발에 많은 투자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최근에 있었던 대선 토론에서는 여러 후보자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후보는 고용 유연화를 통해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고도 하고 다른 후보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도 하며, 또 다른 후보는 여성의 사회참여 증대를 공약으로 주장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런 공약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 후보들이 과연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계의 연결성과 자동화의 혁신적인 변화를 뜻한다. 이 용어는 2015년부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학자에 따라 제시하는 키워드는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가지는 AI와 이를 뒷받침하는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과 사물 간의 실질적인 연결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걱정을 하며 궁금해한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과거의 산업혁명을 이해한다면 4차 산업혁명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등장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 한 대가 인간 수백 혹은 수천 명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생산력의 혁신적인 증가를 불러왔지만, 한편으로는 기계 한 대가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일자리를 대체했다.

 

   과거의 1차 산업혁명을 돌이켜 보았을 때, 4차 산업혁명 역시 많은 사람을 거리로 내쫓을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때문에 길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은 다행히 서비스업의 등장과 영국의 복지 정책으로 인해 그럭저럭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이 일들은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한다. 단순히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과거의 기계와는 달리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이 많은 일들을 빠르게 그리고 유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2017년 지금 현재도 자동화된 기계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많은 서비스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으니 미래에는 일자리를 잃는 사람은 더더욱 많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극소수의 사람만이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고 더욱 부를 축적할 것이다.

 

   문제는 단지 이것만이 아니다. 단지 극소수의 사람만이 일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는다는 사실은 소비가 억제되고 경제활동이 침체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기 때문에 당연히 소비는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서 경제 활동이 점점 적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의 경제 구조를 가진 채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1929년 세계대공황이 일어났던 것처럼 전 세계에서는 전례 없는 대공황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대공황은 1929년과는 비교가 안 되게 크고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계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이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겠다.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는 미래에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 예측했다. 레이 커즈와일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로서 구글의 딥러닝을 구현한 책임자이다. 그는 책에서 ‘특이점(singularity)’라는 개념을 소개했는데, 인공지능에서의 ‘특이점’이란 기계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는 시점을 말한다. 그는 책에서 기계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능력을 초월하는 시점이 25년 이내에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1990년에 그는 25년 동안 일어날 일을 예측했고, 25년이 지난 지금 그가 예측한 대부분의 것이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가 마냥 허황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만 보아도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저자의 말대로 머지않은 것 같다. 만약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이 생긴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몸집을 불리며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즉, 기계가 어떠한 ‘특이점’을 넘는 순간 인간은 기계의 아래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고, 그에 준하는 기계적인 능력을 갖추었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떤 상황에 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쨌든 인간 사회는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하다.

 

   단순한 노동을 하는 직업들만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다. 법률부터 의학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기계의 발전은 굉장히 두드러진다. 현재 필자가 하고 있는 연구라는 분야조차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가 도입된다면 실험 계획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하는 것을 인간보다 오차 없이 훨씬 더 잘할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러한 것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인공지능이 단지 인간의 삶을 풍족하고 편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 인공지능을 앞세운 기계가 등장하지도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기계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 과거에 존재했던 버스도우미와 연탄배달원도 이미 사라졌다. 가까운 미래에 운전기사들과 은행 직원들, 그리고 통역사들과 많은 또 다른 직업들이 없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사라질 직업을 세는 것보다 남아있을 직업을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직업이 하나씩 없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나는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작금의 현상을 보면서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시가 떠오른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First they came)>- 마르틴 니묄러

 

 

   빠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이 자동차 운전을 대신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한다. 하지만 많은 택시 운전사들과 버스 운전사들은 돌보아야할 가정이 있기에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도 마찬가지다. 삶과 생존이 걸려있기에 자신이 해왔던 일을 바로 그만둘 수 없기에 그냥 묵묵히 우리는 일한다. 시민들을 걱정해야 할 국가는 인공지능을 빨리 개발해야 한다며 투자하고 노력하지만, 정작 일자리를 잃을 시민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본소득’도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시기상조인 듯하다. 1등에게만 상을 몰아주고 꼴등에게는 관심도 없는 우리나라의 태도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뒤쳐진 생각이다. 경제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대다수의 국민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 걸까.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의 절반만큼 이것 때문에 생존의 위협에 처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그렇게 디스토피아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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