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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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인 덕훈은 사내에서 가장 예쁘고, 귀엽고, 섹시하며 지적인 인아와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남자라면 사랑해줄 수밖에 없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인아를 아내로 얻게 된 덕훈은 그저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인아가 술자리에 나갔다가 연락도 받지 않고 새벽에 귀가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 시작한다. 화가 난 덕훈은 인아를 추궁한다. 인아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덕훈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지만, 인아는 너무나도 차분하게 ‘너와 헤어지겠다는 게 아니라 한명 더 사랑한다는 것뿐이다.’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한다. 수많은 실랑이 끝에 덕훈은 인아를 이기지 못하고, 인아는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인아는 평일에 두 가정을 오며가며 이중생활을 하는데, 인아가 임신을 하게 되자 덕훈은 둘 중 누구의 아이인지에 대해 크게 집착한다. 덕훈은 말도 안 되는 현실과 자신이 그려오던 결혼 생활의 이상 사이에서 심한 괴리를 느끼지만 결국 인아를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으로 줄거리는 마무리 된다.
작가는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명제를 우리에게 던져 놓고 있는 듯하다. 인간을 단순히 수많은 동물들 중 한 종으로 보았을 때, 인간은 한 이성과의 교감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설계되어있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인간’은 여러 상대를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포유류들이 그렇듯, 인간 또한 여러 상대와 짝짓기를 하고 더 많은, 더 우수한 자손을 번식하게끔 욕구를 갖고 태어났다. 실제로 먼 과거의 인간 사회를 살펴보면 일부다처제가 훨씬 많은 경우였으니 설명이 된다. 물론 일처다부제보다 일부다처제가 훨씬 많은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물리적인 힘이 강하고, 문명이 발달되기 이전에 물리적인 힘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러 상대와 짝짓기를 하는 것도 힘이나 권력을 가진 일부 개체에게만 주어진 특권이고, 힘이 약한 나머지는 눈치를 보며 살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생물학적인 성’과 대비되게 ‘사회적인 성’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여전히 몇몇 국가 혹은 부족들 사이에서는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가 남아있지만 대개의 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인간으로써 당연히 지켜야 할 도덕적인 항목으로 제시한다. 이렇게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을 사회적 약속으로 명시했는데, 종종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사회적인 약속을 어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어떤 국가의 대통령도 그러한 스캔들을 내고, 또 그로인해 대단히 지탄받는 모습을 보면 생각보다 본능을 이기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고, 반대로 그 사회적인 약속을 어겼을 때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손가락질은 꾀나 매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 최근 논란이 됐었던 간통법 폐지는 이러한 사회적인 약속을 도덕적인 규범과 법률적인 규제 사이에서 어떤 것으로 분류할지에 관련된 문제이기에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동물적인 본능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여러 집단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면 그 집단의 규칙을 따르며 도태되지 않는 것도 다른 의미에서 동물적인 본능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 하는 환경이고, 우리는 거기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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