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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성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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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형도
댓글 0건 조회 5,806회 작성일 17-05-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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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성, 권력 

-윌리 톰슨


전 세계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그들 사회의 형성이 모두 농경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본 책에서는 이 개념이 매우 중요한데, 재산의 정도에 따라 형성된 부의 편중 및 계급, 그 계급에 의한 노동 착취 및 전쟁 등의 단초를 농경이 제공하였다고 바탕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인류가 문자를 쓰고 금속을 다루게 됐을 때, 계급 차이는 더 심화되었고 그에 따라 노동과 경제 역시 분화되었다고 언급한다.

 

마르크스사상을 가진 저자가 보기에 인류 문명의 핵심은 노동, 성 그리고 권력이다.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인간이 경험하는 것들의 실체를 구성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기록은 음울하며 암담하다. 그가 본 인간의 역사는 곧 강제노동, 여성혐오, 그리고 불평등한 권력관계의 역사다.

 

불평등한 권력은 노동과 성을 직접적으로 왜곡하는 근원으로 볼 수 있다. 권력이든 무력이든 이를 통해 노예의 노동력, 장인들의 기술, 수많은 후궁들이 주는 쾌락과 안락함을 얻는다. 상대적으로 평등했다고 여겨지는 수 만 년 전의 수렵사회에서도 지위나 계층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이후 정착 농경사회가 구성되고 노동을 시키는 자와 노동하는 자가 구분되었고, 남자와 여자의 구분도 극적으로 심화된다. 정착은 잉여를 낳았고, 잉여는 다시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낳는다.

 

‘개인이나 집단이 베푼 친절은 결국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시대와 지역에 상관없이 인간이 지닌 보편적인 특성인 듯하다. 부유한 이들의 호의로 시작한 도움은 반드시 받은 만큼 계산하여 이자를 더해 갚아야 한다는 관념을 만들어냈고,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적 원칙으로 어디서나 그 모습을 드러낸다. 호의에 대한 대가는 대개 노동이었고 때로는 성의 제공이었다. 권력은 이렇게 노동, 성과 상호작용하며, 한번 정해진 경제적 종속관계는 세대를 거치며 더 단단하게 고착화했다. 호의로 불렸던 것은 채무관계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옭아맸으며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팔았다. 유럽의 농노들은 땅을 빌린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해야 했으며, 이에 부족하면 자신의 자유를 저당잡혔다. 이 같은 관계는 과거에는 주로 신의 명령이라는 종교적 측면에서 정당화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시장의 원리가 이를 대체했다.

 

사유재산제도가 정착한 이후, 여성은 사실상 ‘거래되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여성은 과거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에 따라 그들에게 강제로 예속되었다. 집안의 딸들은 부모의 사유재산일 뿐이다. 자신의 결혼에 형식적인 찬성만 할 수 있었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지참금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딸을 수녀원에 보내기도 했다. 책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 결혼은 언제나 가장 불평등한 제도였음에 틀림없다.

 

저자는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고 주장한다. 이 역사에는 도덕적 객관성과 표면적 정의를 바탕으로 확보한 그들만의 정당성이 있으며, 이는 특정 사회에서 인간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역사는 사적 유물론을 바탕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특히 노동과 권력을 논하는 데 있어서는 이러한 해석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저자는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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