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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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뤽 베송
-로리타 콤플렉스 모티브에 관하여-
그렇다. 두번 말하면 입 아플만큼 명작으로 '칭송'받는 레옹이라는 영화를 나는 최근에서야 봤다. 작년이었던가, 한 인기예능프로그램에 유명 가수와 개그맨이 영화 레옹의 주연 배우 두명으로 분하여 화려한 무대를 꾸민적이 있다. 사람들은 중독성있는 노래 가사와 멜로디에 한번 열광하였고, 레옹이라는 영화를 생각케하는 그 들의 분장과 연기에 두번 열광하였다. 무대에 왠 화분인가 하였던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지금은 조금 부끄럽기까지하지만 정말이지 이 영화는 배우의 손짓, 눈빛 행동 그리고 등장하는 소품 하나하나가 상징적일만큼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었다. 온 몸 구석구석 차가운 청색 피가 흐를것 만 같던 레옹이 재롱을 부리는 마틸다를 보며 짓는 미소는 어느샌가 내 입가로도 번져있기에 충분했고, 어린 나이에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마틸다를 보며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의 벽에 부닺혀 고통스러워 하는 레옹의 감정은 내 가슴조차 찢을 정도로 섬세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며 내 마음속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다. 12살 (정도)에 불과한 마틸다는 불법마약거래를 하는 조직에 속해있는 아버지와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새 엄마 밑에서 힘들게 자라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적이 없다. 틈만 나면 싸우는 부모님과, 협박을 하러 제 집 드나들듯 매일 집으로 찾아오는 총들은 사내들의 눈을 피해 구식 아파트 한켠에 주저 앉아 담배를 피우곤 한다. 얼굴엔 온통 멍과 피가 가득하지만 그녀는 어째 이 지옥같은 삶에 적응, 아니 포기한듯 하다. 그런 상황에서 목숨의 은인인 레옹은 그녀의 첫 사랑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녀를 보통의 사람 취급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벅찼을 것이다. 뤽 배송은 마틸다의 벅찬 감정을 로리타적 모티브를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마틸다는 레옹을 애인이라 여기고 첫 경험을 당신과 하고 싶다고 대뜸 말한다. 그 뿐만 아니다. 그녀는 비록 어리지만 그녀가 처한 극한의 환경으로 인해 일찍부터 조숙해진 캐릭터로 표현된다. 또한 마틸다의 의상과 분장, 그리고 행동과 대사들은 그녀의 나이에 비해 꽤 섹슈얼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절대 10대 소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다 컸어요. 이제 나이만 먹으면 돼요'
'그럼 너와 나는 반대구나. 난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정신은 어리거든'
레옹은 그녀와는 달리 19살에 사랑하는 여자를 어이없게 잃고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게 되면서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삶을 살아간다. 그는 불안감에서 인지 누워서 잠을 자는게 서툴고, 돈관리를 하지 못해 자신의 벌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으며 매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는 우유 두 팩을 사곤한다. 그는 영어를 읽지 못해 혼자서는 호텔 체크인도 버거워 한다. 무자비한 그의 직업과는 달리 무언가 어리숙한 모습이다. 평범한 중년 남자가 아닌, 나이에 비해 상당히 어리숙한 인생을 살아가는 그, 그리고 나이에 비해서는 주변 환경때문에 너무나도 일찍 조숙해져버린 그녀 둘과의 미묘한 감정은 소름끼치도록 작품 전반에 걸쳐 농도 깊게 표현된다. 로리타 콤플렉스는 '롤리타'라는 소설에서 유래된 말로, 어린 소녀에 대한 남자의 성적 집착이나 성도착을 일컫는다. 현실에서는 절대 금기시 되는 것이지만 은근히 로리타 모티브는 대중 문화에 녹아 드는 경우가 많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와 도덕성은 어떤 시대이던 당시의 문화를 토대로 사회 구성원들끼리 세습하는 질서나 선악을 구분하는 잣대라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남녀노소는 평등해야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여권과 아이들의 권리가 현저히 낮았던 시절이 존재했고, 그렇기 때문에 로리타를 비롯한 악랄한 문화가 숨을 쉬게 되었다. 현재 특히나 동양권에서 그 고삐가 풀려버린 로리타는 가부장제의 잔재와 관련이 있다. 남성이 여성을 휘두르고 권력을 가지는 가부장제의 수혜자였던 남성들이 점점 정신적 성장을 제외한 성적 매력만이 강화된 여성상을 찾기 시작하게 된것이 비롯되었다고 수많은 문헌들은 이야기한다.
흔히 '인생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레옹을 꼽곤 하지만, 그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영화의 감독인 프랑스인 뤽 베송은 여아를 강간한 적이 있는 극악 페도필리아 증후군 환자였다. 극중 캐릭터를 통해 그의 성적 판타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지는 이 작품을 보고 나는 너무나도 불편한 마음이 드는것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인류가 오래토록 세습해온 윤리와 도덕이 무시되어서는 또한 범죄적 발상이 용납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로리타 컴플렉스 모티브가 짙게 깔린 마틸다로 분한 서론의 유명 가수 역시 최근 비슷한 의도를 가진 자켓앨범과 곡 발표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고 끊임없이 의심을 사는 곡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이 그때의 무대가 무의식 속에서 조화롭게 보이지 않았을까.
영화의 마지막에 뉴욕의 마천루들을 배경으로 울려퍼지는 스팅의 'Shape of my heart'는 비슷한 장르의 내용을 다룬 우리나라의 영화 '아저씨'에서 마지막 장면에 나즈막히 깔리는 매드 소울 차일드의 'Dear'를 연상케 했다. 다만 아저씨는 그렇고 그런 감정을 소녀와 나누지 않았으며 엄청난 액션신 후 핑크 책가방에 학용품을 가득 채워주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점이 다르다. 깔끔하고 후련했다. 이렇듯 반전 배경과 속뜻을 품고서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고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까지 꼭 봐야할 영화로써 칭송 받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의 인간적인 교류와 그 미묘한 감정을 잘 풀어나간 배우의 연기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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