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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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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재
댓글 0건 조회 5,005회 작성일 17-03-3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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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리차드 커티스 감독

                                                         도널 글리슨(팀), 레이첼 맥아담스(메리) 주연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간다. 그 실수로 인해 좋은 기회를 놓치거나 잊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상황을 겪기도 한다. 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하며, 시간을 되돌려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채로 평생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시간 여행은 많은 영화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비과학적, 비현실적인 이 설정이 ‘어바웃 타임’에서는 무척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시간여행 능력이 우리가 놓칠 수 있었던 개인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 그리고 가까우나 소홀하기 쉬운 인간 관계를 되돌아 보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주인공 팀의 가문 남자들은 21세 이상이 되었을 때 자신의 삶 안에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팀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성장과정에서 이 능력을 활용한다. 자신의 서툰 실수나 여주인공 메리와의 더 완벽한 현재 순간을 위해 또 여동생이나 아버지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의 불행을 만회해 주려고 한다. 덕분에 삶은 일정 부분 보다 풍부하고 만족스럽게 만들어 진다. 시간을 되돌려 상황을 다시 살아보면서 늘 가까이 있었지만 놓치고 있었던 아름다움, 여유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실수를 만회하려고 시도한 시간 여행이 또 다른 실수가 되기도 한다. 덕분에 시간을 되돌려가면서도 바꿀 수 없는 것을 깨닫고 인생의 많은 영역을 하나 둘 알게 되며 한 사람으로써 성장한다.


이들이 가족애를 알아가는 과정은 무척 인상 깊다. 비록 시간여행이라는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에는 그런 능력을 넘어서 개개인의 노력으로 삶을 바꾸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영화에서는 여러 가지 애피소드가 남녀, 부부, 형제자매, 부모자식 관계에서 보여졌는데 특별히 이 영화의 축인 팀과 그의 아버지 관계는 여운을 오래 남겼다.


아버지와 아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 중의 하나인데 그 가까운 거리에 비하면 무척 멋쩍고 어색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가족들에게 살가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갖고 계신다. 아들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존경하게 되지만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서투르다. 영화에서는 팀과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 함께 되돌아 간 시간 속에서 그 멋쩍고 서툰 감정이 표현되었을 때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팀의 아버지는 자신이 폐암말기로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담배를 피우지 않던 젊은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아들 팀을 만나지 못하는 삶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에 사는 동안 아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세월을 돌린다. 바닷가를 산책하고 장난치고 신나게 탁구 대결을 하고, 다 큰 아들과 어색한 포옹을 하고, 무뚝뚝한 성격 때문에 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을 아들에게 하기 위해 굳이 시간을 되돌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장면들을 자세히 보게 되자 그들이 아름답게 채워 나간 순간들은 극적이거나 시간 여행이라는 비범한 능력이 있어야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함께한 산책, 탁구 대결, 그리고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았던 순간들은 내 일상 속에도 그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멋쩍음과 서투름 때문에 기회가 가까이 있었지만 놓쳤던 것이었다.


‘인생’이라는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 여행에서 제 아무리 나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우리 삶은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되었다고 다른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여러 변수로 가득 차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그 안에서   경직된 감정으로 허겁지겁 바쁘게 살아가며 행복과 아름다움을 놓친다. 그럴수록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과 아름다움을 잡는 것이 어떨까?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들과 만회할 기회를 또다시 흘려 보낸다면 이미 저지른 실수들에 또 다른 실수를 더하는 것이다. 시간여행의 능력이 없는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실수를 ‘지금’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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