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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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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5,605회 작성일 17-04-0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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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 나이토 요시히토



  다른 사람의 마음처럼 뜻대로 하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달려 있다면, 어떻게 말하면 상대의 ‘Yes’를 이끌어 낼까, 어떻게 말하면 상대가 ‘No’라고 하지 않을까, 혹은 어떻게 말하면 사랑받고 싶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까와 같은 고민의 미로 속에 우리는 빠져버리곤 한다.

 여기, 사회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우리가 미로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단서가 ‘말투’에 있다고 한다. 나 또한 여지없이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내가 전달하는 말투가 상대방이 나와 관련된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적어도 미로를 빠져나갈 아주 작은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선택이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저자의 생각을 듣는 내내 어떠한 실마리도 얻지못하였다.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연애 초짜가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실마리를 찾는 느낌이었다. 이런걸 두고 ‘글로 배운 연애’라 하듯, ‘글로 배운 처세술’이라고 해야하나 싶었다. 하지만 저자와 소통하기 위해 내버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나는 왜 저자의 조언이 엉터리인지에 대해 끈덕지게 고민 해 보아야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뜻밖에도, 문제점은 가까운 곳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바로 이 책을 선택하도록 한 제목이었다.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인생이 바뀌었다)’라는 맛깔 나는 제목은 아이러니 하게도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고찰을 해볼수록 상당히 공감할 수 없는데, 말투는 원하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화자의 내면에서 풍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였을까, 이는 말투를 바꾸는 것이 저러한 문제(상대방을 원하는 대로 유도하여 한 고비 넘기는 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고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속은 소리로 그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야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우리는 타인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가 사용하는 말투 속에서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정보 혹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소 급하고 비판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이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의 저자가 읊어주는 대로 “부드러운 어조로 원하는 일이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강조하며 설득한다”와 같은 예시 상황을 삶 속에 녹여 낼 수 있을까?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 이상 더 얄미워 보이지 않을까? 혹은 정말 원하는 것 앞에서 이렇게 사람이 변하다니 하고 더 이상 말도 섞기 싫어할 지도 모른다.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떨까?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비판적으로 대하려 노력을 해왔다. 그렇게 해야만 보지 못했던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고 그로부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세미나를 듣는 청자의 입장일때에도, 연사가 말하는 논리적 문제점을 생각하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버렸다. 비판이 날카로울 수록 연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과 상관없는 대화에서도 나의 말투에서 비판적인 느낌이 많이 섞여 있음을 스스로 느껴본 적이 있다. 한 예로, 여름철 더위에는 장어가 좋다 와 같은 중요하지 않은 말에도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치며 상대방의 기분을 망친 적이 있다. 마치 나는 정답만을 말할 자신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상대방의 대화를 들을 때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건조한 사람이 되거나, 농담에도 세상의 진리를 녹여내야만 웃을 수 있는 ‘유별난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돌아가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남긴 말처럼 우리를 이루고 있는 재질(내면 혹은 이성, 성격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의 변화가 생겨야만 우리의 소리(말투 혹은 대화 방식)이 바뀔 것이고 이로부터 우리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유별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견제하는 일. 그렇다. 저자의 말대로 말투 하나만 바꾸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을 갈고 닦아야 하니, 쉬운 길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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