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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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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호
댓글 0건 조회 5,208회 작성일 17-03-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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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드리지만 모르겠어. 난 그저 침묵에게 기도하는걸까?"
- 영화 "사일런스" 중 -

기독교나 이슬람, 유대교와 같이 인격적인 신을 믿는 신앙을 가진 종교인들이라면, 특히 자신의 신앙에 대해 매우 진지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는 질문이 있다. "신은 정말 있는 것일까?" "있다면 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 만약 그가 자신의 삶의 고난이 있는 굴국 한 가운데 있다면 그 질문은 더 처절하고 냉혹해진다. "신이시어, 당신 정말 있다면 왜 지금 나에게 침묵하십니까?" 수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더욱 신을 찾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가운데서 침묵을 느끼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러한 경험은 영화 "사일런스"의 페레이라 신부도, 수 많은 종교계의 거장들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그리고 "난 당신이 좋아"의 저자 김병년 목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졌다.

책 "난 당신이 좋아"의 저자 김병년 목사는 가난하지만 너무도 선한, 타인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스스로를 위해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고, 가족들과 화목했고 아내를 사랑했으며, 그저 가난하도 약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삶을 살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따뜻함만이 가득하던 그의 삶 속에 그 누구도 쉽게 감당하지 못할 큰 역경이 찾아온다. 2005년 8월, 그가 너무도 사랑하고 그의 삶에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던 그의 아내가 셋째 아이를 낳은 후 뇌경색으로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 새벽 1시, 아내를 수술실에 들여보내고는 복도를 계속 서성였다. 복도 양끝을 오가는 그 부질없는 발걸음이 앞으로 펼쳐질 내 삶의 예고편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앞뒤가 꽉 막힌 길을 단순하게 오가고 또 오가야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드러나는 그 순간, 나는 휘몰아치는 비바람속의 가녀린 잎새마냥 불안에 떨고 있었다."
- "난 당신이 좋아" 중 -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후 김병년 목사는 한평생 살면서 기도했던 것보다 더 처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다. 자신의 아내를 일으켜달라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앗아가도 괜찮으니 제발 아내만 일으켜 달라고. 그는 부르짓고 또 부르짓었지만, 그의 아내는 10년이 되도록 일어나지 않았다. 마치 신이 침묵을 하고 있는 것처럼, 허공에다 돌을 던지고 있는 것처럼 그의 기도에도 아내의 상태에는 아무런 변화가 경험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하나님을 가르쳐야하는 목사인 그는 자기의 진실된 기도가 아무런 응답을 주지 못할 수록 자신이 전하는 설교와 자신이 외치는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자라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도 25년의 짧은 인생 속에서 경험하였던 여러 어려운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었다. 선교사가 되신 부모님이 의지로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서게 된 니카라과라는 타지에서의 생활은 필자의 친구들과 삶의 터전을 빼앗았고, 언어가 달라 말도 통하지 않고 수업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정말하며 하루 하루를 사는 사춘기 시절을 경험하였다. 그러던 와중 풍토병 중 하나인 뎅기열이라는 병에 결려 생사를 오가는 상황 속에서 필자는 김병년 목사와 같은 질문을 던졌던 같다. "신이시어. 당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겁니까?"

병상에 누워 많은 생각과 사색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은, 한 사람의 삶이 마치 긴 장편 소설과도 같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소설에는 즐거운 장면도 있고, 슬픈 장면도 있으며, 주인공이 고난 가운데 넘어지고, 거의 패배하기까지 가는 장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의 저자가 그 소설을 해피엔딩으로 마칠 것을 안다면, 당장의 고난의 장면은 오히려 그 주인공이 얻을 승리를 더욱 돋보이게 할 클라이맥스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속에서 필자는 병을 이기고 일어나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고, 회복 후에도 타지에서 희망찬 삶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었다.

"가끔씩 내 삶이 광야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생생하게 찍은 한 편의 영화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감독: 하나님, 주연배우: 김병년 서주연 부부와 아이들 윤영 윤서 윤지, 그리고 수많은 조연들. 스펙터클한 이 영화의 결말을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여주인공이 건강하게 일어나고 온 가족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해피엔딩으로. 그러나 감독이 마지막을 어떻게 구성할지 모르겠다. 아직 대본을 다 받지 못했다. 날마다 하루치 쪽대본이 나올 뿐이다."
- 책 "난 당신이 좋아" 중 -

필자는 신을 믿는다. 이 이유는 단순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도 아니고, 부귀와 영화을 얻을 욕심 때문도 아니며, 그저 가족의 문화이고 아버지께서 목사여서도 아니다. 필자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 장면 장면이 엮여져 만들어진 그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래서 앞으로 펼쳐질 이 소설의 끝이 너무도 궁금해서, 이 이야기가 우연이 아닌 누군가가 써내려가는 놀라운 작품이라 느껴져서, 이 소설의 작가가 궁금하고, 알고 싶고, 의지하는 것이다. 김병년 목사도 신을 믿는다. 그의 기도는 여전히 응답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아내가 병상에 누워있고 아직 일어나지 못했지만, 그의 삶이 가난하고 행복한 일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여전히 그는 신을 믿는다. 어쩌면 그도 필자와 같이 그의 삶의 이야기의 끝을 기대하면서, 약속된 마지막 해피엔딩의 장면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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