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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정제(雍正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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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주
댓글 0건 조회 6,019회 작성일 17-03-1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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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정제(雍正帝) - 미야자키 이치사다


흔히들 중국사에서 3대 명군이라고 뽑는다면, 한무제(漢武帝), 당태종(唐太宗), 청강희(淸康熙) 세사람을 손에 꼽는다. 그리고 현재 중국의 지도자는 마오쩌둥(毛澤東) 이후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인데, 이 시 주석이 롤 모델로 삼은 제왕은 청나라 5대 황제 옹정제(雍正帝)이다. 역사를 조금 아는 사람들도 청나라의 전성기인 강건성세(康健盛世; 강희제, 건륭제 시기 150년 동안의 전성기)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강건성세에서 중간에 있는 황제가 옹정제인데, 강희제의 4황자이며, 건륭제의 아버지 되시겠다. 그리고 후대의 사람들은 이 황제를 이렇게 평가한다. “독재군주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


이 옹정제를 롤 모델로 삼았다는 시진핑 주석의 행보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른 정책은 반부패 정책이다. 현재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차관급 고위 관직에서 낙마한 사람만 109명이고, 체포되서 투옥된 사람만 수천명이다. 그리고 관련되서 처벌된 사람만 100만명이다. 이런 일련의 행위를 부패 호랑이 사냥이라고 하는데, 중국 내부의 호랑이 사냥에만 국한하지 않고, 해외로 도망친 사람들을 부패한 여우 사냥이라고 잡아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국가의 체질개선을 관시(關係)로 이어진 부패관료를 때려잡고 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워서 청렴국가로 만들어 샤오캉(小康; 중산층) 사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정치권력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체제로 운영되는 나라이고, 공산당 내부에서 10년 임기를 가진 주석과 총리를 비롯한 7명으로 구성된 중앙상무위원회가 집단으로 지도하는 체제이다. 이런 집단지도체제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로 30년간 굳어진 체제이다. 이 체제는 1인 독재가 어렵다는 평가가 있는데, 여기에는 허점이 존재한다. 바로 종신직이라 할 수 있는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만 지키면 권력을 장악하기 쉽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은퇴 이후로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을 지키면서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 막후 정치를 펼친적이 있었으니, 이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만 지키면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일도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하여 시진핑은 반부패를 명분으로 자신에게 도전할 만한 군인, 정치인, 관료들을 부패를 명분으로 찍어누르고 장기집권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견제할만한 원로들은 너무 늙어버렸고, 일반적인 중국인들은 샤오캉 사회를 위한 반부패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니 이제 시진핑의 1인 독재를 막을 수단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야심을 보다 노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옹정제를 롤 모델로 삼았다는 것이다.


옹정제가 당대에 붙은 별명이 있다. “몰수왕.” 부패나 비리를 저지르면 황족, 귀족, 관료 가리지 않고 관련된 자들의 일가친척까지 털어서 재산을 몰수한다고 붙인 별명이다. 물론, 아버지인 강희제 시절 말기부터 나타난 중국 특유의 부패를 때려잡고 국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황제 독재 체제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즉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많던 옹정제는 기계처럼 일을 하였고, 형제들과 권신들을 틈을 보아 하나씩 숙청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확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직접통치에 방해가 되는 지주들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구실로 철저하게 때려잡으면서 조세 수취를 확실히 하였다. 물론 지주들이 세금을 내지 않거나 혹은 세금을 소작인들에게 전가해서 문제가 된 것은 맞다. 그리고 이들을 때려잡기 위하여 과거 응시 자격 박탈, 토지 몰수 등의 방식으로 철저히 탄압해서 사회 체질을 개선하였다. 그 결과 통치 10년만에 지방정부들의 적자를 완전히 해결하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잡으니, 장학량이라는 학자가 “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쾌거”라고 극찬할 정도로 전성기를 완성하였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단순히 이런 옹정제를 담습하여 1인 독재를 구축하되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드려는 것일까? 1인 독재 체제가 완성되면서 샤오캉 사회를 달성한다면 시진핑은 민중의 지지를 확고히 얻은 성공한 독재자가 된다. 하지만, 부패 척결에서 들려오는 것은 반대파들에 대한 탄압의 수단과, 가족들의 비리가 파나마 페이퍼에서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옹정제는 자기 자식이라도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재산을 몰수하고 황적을 박탈했고, 시진핑은 친척의 비리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친누나를 출국 금지 시키고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이는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부패를 척결하고, 비록 독재이긴 하지만 그 저력을 한데 모아서 팽창을 본격화 한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나라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옹정제가 무의미한 팽창을 멈추고 내치에만 집중했지만, 현재 중국은 공공연히 주변 국가들에게 중화(中華)의 질서를 강요하고 있다. 여기에 부패없이 안정되고 청렴한 사회를 바탕으로 한 기반이 뒷받침 된다면?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선 현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을 비롯해 중국을 둘러싼 국가들이 합종(合縱)을 한다고 해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물론 현실적으로 뿌리깊은 중국 특유의 문화인 관시(關係)와 연관된 부패를 하루아침에 뿌리 뽑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샤오캉 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로 설정된 경제성장률 7 % 는 현실에서는 6 % 달성도 어렵다고 한다. 거기에 중국의 부동산과 증시 버블이 크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은 공공연히 중국에 대한 경제적인 견제를 드러내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시진핑이 옹정제를 롤모델로 삼아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판단이고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잠재적 적국의 역량이 상승하는 것이니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게다가 국내 사정은 탄핵 및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인해서 아직도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공직기강이 해이한 상황에서 중국과 대한민국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중국은 옹정제를 롤모델로 삼아서 강력한 지도자의 반부패를 통한 체질 개선을, 우리나라는 부패로 얼룩진 독재의 잔재를 탄핵하고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지도자가 롤모델로 삼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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