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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G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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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5,952회 작성일 17-02-0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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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Grit)

우리는 왜 재능에 현혹되는가?

엔젤라 더크워스 저

 


    며칠 전, 여느때처럼 인터넷 뉴스 기사들을 훑어보다가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돌선물로는 흔히 금반지나 금목걸이 등을 해왔었지만, 요즘은 금으로 만든 수저가 인기란다. 돌잔치에서 금으로 만든 수저를 웃으면서 주고 받긴 할테지만 최근들어 탄생한 신조어인 흙수저와 금수저가 가지는 계급론적인 의미를 생각한다면 받는 이는 결코 즐겁지만은 않을 테다. 있는 집 자식은 금으로 만든 수저로 밥을 떠 먹으니 모래알이 씹히는 흙수저를 들고 밥을 먹는 아이들이 아무리 쫓아갈래야 쫓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숟가락 계급론이 식상하리만치 너무나 당연한 사회적 논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처럼 언젠가부터 노력은 절대 타고난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역시 너무나 강력히 뿌리를 내려 버린 것 같다. 어느 분야에서든 천재라고 불리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스포츠의 한 가지 장르인 축구로 예를 들면, FIFA가 전세계의 공 좀 찬다는 선수들을 통틀어서 득점력, 팀 기여도, 인지도 등에 점수를 부여하여 1등에게 주는 상인 발롱도르를 최근 10년간 단 두명의 선수가 독식하고 있다. 두 명중 총 6번의 수상을 한 선수는 놀랍게도 신장이 170센티미터가 안된다. 축구는 분명 발로 공을 잘 차기만 하면 잘한다는게 아닐진데 도대체 이 정도로 단신인 선수가 거구의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을 세계에서 가장 잘 넣는다는 건 어떻게 된 건지 잘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한번은 축구 잡지에서 자서전의 형식으로 그가 어떻게 성공의 가도를 밟아오게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풀어놓은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축구선수가 꿈이었지만 13살의 어린나이에 성장판에 장애가 생겨 키가 더 이상 크지 않게 되었다. 스포츠인으로써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겠지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공중에 떠 있는 공은 지킬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를 구르는 공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가 되겠다.’ 입이 떡 벌어지는 그의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하나 둘 씩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수비수들을 보며 환호하는 팬들 하나하나의 목소리가 그에게는 얼마나 절실히 기다려왔던 것일까.

 

    재능은 우리가 성공한 운동선수에게 붙이는 가장 흔한 비전문가적인 설명일 것이다. 우리는 마치 재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경기 성적이라는 표면적 현실 뒤에 존재하여 최고 선수와 나머지 선수들을 구별해주는 것처럼 말한다. 그리고는 그러한 위대하고도 뛰어난 선수들을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은 특별한 재능과 형용할 수 없는 신체적, 유전적, 생리학적 인자를 타고난 축복받은 존재마냥 바라본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중계방송이 최고의 선수를 볼 유일한 기회이거나 매일 훈련하는

모습은 보지 못한 채 오로지 그들의 경기만 봤다면, 성공의 이유를 재능으로만 설명하기란 쉽다”

 

    전세계 20명에게만 주어지는 천재들의 상, 맥아더상을 수상한 저자 엔젤라 더크워스는 성공은 절대 스펙이나 환경 차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릿의 여부로 인해 결정된다고 역설한다. 그릿이란 투지, 인내, 집념 등으로 변역될 수 있으며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힘이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과 역경 그리고 슬럼프가 있더라도 그 목표를 향해 오랫동안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패턴이나 평소 습관, 태도 등을 오랜기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그들에게는 공통점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만 그들에게는 그릿이 있었다. 저자는 선천적 재능을 숭배하는 우리의 성향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공의 조건은 노력의 양과 좌절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자는 네 가지 심리훈련을 통해 그릿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열정 즉, 관심사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를 남다른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질적으로 다른 의식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다. 셋째는 더 높은 목표의식을 가지는 것으로, 이타심이 그릿의 기초가 되는 동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는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 다시 말해 스스로 희망을 품는 것이다. 이 책은 성공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특성은 열정과 끈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수십 년간 찾아온 성공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의 의지를 통해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보여준다.

 

    천재의 정의를 다시 내야할때가 왔다. 천재란 큰 노력 없이도 위대한 업적을 재는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될 때까지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공부 뿐아니라 운동 경기를 하면서 나조차도 월등한 실력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크게 경쟁심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안일하게, 그저 저 사람은 나와 달리 유별난 재능을 타고 난 사람으로 치부해버리곤 했다. 이는 자기합리화에 불과한 것이었다. 남다른 실력은 남다른 노력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것이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성과나 실력이 내 자신에게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나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니 오히려 잘 된것일지도 모른다. 남다른 노력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실력이 뛰어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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