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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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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5,227회 작성일 17-02-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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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임신을 하여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다. 새로 태어나게 된 아이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다음 세대의 국가의 모습을 책임져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도권 내의 교육을 받고 국가의 실효적 법과 도덕적 규율을 지키며 일반적인 노동을 통해 국가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은 범죄자 같은 사회의 불안 요소가 되기도 한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행동이 어렸을 때의 특정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어그러진 인격 때문이라는 평을 종종 내놓는다. 특정한 경험이라는 것은 높은 확률로 그들의 가정환경에 기인한다. 알콜 중독 혹은 심한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로부터의 가정교육은 당연히 ‘특정한 경험’의 범주에 속한다. 이외에도 평범하지만 단지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이 결핍되기만 해도 ‘특정한 경험’이 될 확률이 있다.
 
 흔히 말하는 화목한 가정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남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아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장성하여 여자 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뜻을 이루어 결혼을 한다. 아이를 임신하여 출산한다. 아버지가 되는 것까지의 과정은 운명처럼 이성적, 감정적으로 본인 스스로의 만족의 흐름을 통해 흘러간다. 이후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일일까. 아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의 나에게는 임신, 출산, 육아라는 단어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들린다. 이미 이 과정들을 지나친 선배들은 ‘겪어보면 지옥이다’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들려주지만 그들 또한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아이와 함께하는 현재의 삶 또한 행복할 것이라 확신한다. 진심으로 아버지가 행복하다면 논지의 화목한 가정은 이미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한다. 가정은 한 몸이기에 아이를 포함한 가정 구성원의 한 사람이라도 불행하다면 아버지가 행복할 리가 없다.


 최근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한다. 육아의 왕도는 없겠지만 가장 좋은 육아법이라는 것이 있다면 찾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나 스스로의 단점을 알 듯이 내 아이에게만은 적어도 나의 단점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육아에 대한 공부를 할수록 육아방법 또한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유행처럼 그 모습이 바뀌는 것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육아법만 보아도 예로부터 엄부자모嚴父慈母 혹은 부양자로서의 아버지와 양육자로서의 어머니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아버지는 나가서 노동을 하고 가족을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게 하며,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여러 가지를 교육하며 함께 생활한다. 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을 통해 사랑의 감성을 배우고, 아버지의 엄한 훈시를 통해 사회의 법칙과 같은 이성을 배운다. 그러나 최근 강조하는 육아법은 조금 다르다. 아버지 또한 아이와 함께 뒹굴며 시간을 보내면서 놀이를 통해 육아를 한다. 만 3세 이후에는 엄한 통제보다는 많은 대화를 할수록 아이의 자율성과 어휘력이 배양되고, 점차 통제의 범위를 줄이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지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아버지가 다정할수록 자녀의 언어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스토리 라인은 어찌 보면 흔한 막장드라마의 소재와 일치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일류 기업에 다니며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는 료타와 미도리 부부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의 모습이다. 일에 몰두하는 워커홀릭 아버지는 항상 바빠 아이와 함께 놀아줄 시간이 부족하며 엄한 모습으로 아들 케이타를 교육한다. 자애로운 어머니인 미도리가 아들과 주로 함께 생활한다. 부부는 케이타를 6년 동안 평범하게 다른 가정처럼 키우다 어느 날 산부인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병원 측의 실수로 6년 전 출산 시 같은 날 출산한 산모의 아이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후 료타, 미도리 부부는 자신들이 낳은 아이를 키운 가정과 만나가며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결국 아이를 서로 바꾸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일본영화 특유의 회색조 분위기를 초반부터 끝까지 그대로 유지해가며 절제된 감정으로 비극적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로 부모가 바뀌는 아이들의 모습과 아이들을 대하는 상대방 부부의 모습을 통해 료타의 내면이 어떻게 바뀌는 지에 초점을 맞춘다.


 연날리기를 같이 하는 아버지가 되어줘. 함께 목욕을 하는 아빠가 되어줘.
 료타와 달리 케이타의 친아버지인 류다이는 전기상회를 운영하는 소시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류다이는 료타의 친아들인 류세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친구 같은 아버지이다. 함께 캠핑을 가며, 연날리기를 하고, 목욕을 함께 한다. 요즘 회자되는 좋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나도 류다이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면 나는 ‘네니오’라는 어정쩡한 대답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분명하게 나는 아이와 재밌게 놀 수 있는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할 준비는 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대학원 시절을 마친 이후의 삶에서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떤 기업에 가든지 분명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처하지 않은 상황을 미리 가정하여 친근하게 놀아주지 않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는 현재의 글을 쓰는 나의 모습에 실망감이 든다. ‘아직도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며 혼란스럽다. 충분한 준비라는 것이 될 수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너하곤 조금 더 시시한 얘기 하고 싶어.
 위의 연날리기와 목욕으로 대표되는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은 진짜 아버지가 되어가는 료타의 변화과정의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그가 부모를 대하는 아들로서의 태도에서 볼 수 있다. 료타는 케이타를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부모에게도 무뚝뚝하다. 이 시대의 성장한 아들들의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라 생각된다. 자식을 교환하는 과정 속에서 그는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아들과 감정적으로 밀착된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화하며 부모에게 친근하게 하지 못한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변화한다. 나는 료타 어머니의 전화 건너편 이야기에서 큰 울림을 느꼈다. 어머니에겐 장성하여 아이를 가진 아들이라도 아직 아들이기 때문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누는 것이 어머니에겐 큰 즐거움이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그리는 좋은 가정, 좋은 아버지의 모습은 단순한 가이드라인에 불과할 뿐 절대적 지표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영화가 제공하는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의 모습에 동의한다. 예전에는 친한 아버지의 모습을 금기시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마치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되듯, 암묵적으로 사람들의 어깨를 누르던 각종 사회적 규율이 약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흔히 그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화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육아에 대한 문화 컨텐츠가 생성되고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많은 이들이 좋다고 하는데 굳이 묵묵하고 엄한 모습의 아버지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나는 여태까지 아들로서의 아버지의 모습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어느 정도 스스로 만족한다. 약 4주 후 태어날 나의 아들을 대할 때, 지금처럼 스스로 만족할 만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 나의 1차 목표이다.


 임신 준비를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뱃속의 아이의 변화를 통해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 볼 생각을 하며 기대에 차있다. 아직 아빠라고 불리기까지 아이가 성장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처음으로 아빠라고 불릴 때의 감동은 글로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 이제 약 한 달 정도 남은 기간 동안 몸도 마음도 조금 더 진짜 아버지의 모습에 닮아가기를 진심어린 마음으로 기도로서 준비하려 한다. 또한 아들을 바꾸는 고통을 직접 겪지 않고도 진짜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간접경험을 제공한 이 영화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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