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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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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재
댓글 0건 조회 5,284회 작성일 17-02-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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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은 어느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이 찾아오는 시점, 방식, 죽음과 함께 찾아오는 이별, 사후세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로 손꼽히던 이 책의 작가인 폴 칼라니티는 수많은 죽음을 간접적으로 혹은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며 경험했다.  그러던 그가 36세가 되었을 때 폐암이 찾아오면서 그가 꿈꿔왔으며 곧 실현되려던 미래, 그리고 오랜 세월 부단히 노력하며 도달하려 했던 삶의 정점은 사라지고 말았다.  또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마저도 3개월이 될 지 1년이 될 지 알 수 없었기에 남은 미래마저도 계획할 수 없게 되었다.  수많은 죽음을 경험했지만 자신의 죽음은 그에게도 매우 혼란스러운 일이었다.

이 책은 폴이 의사이자 환자로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을 대면하며 분석하고, 씨름하고, 또 받아들이면서 쓴 것이다.  여기에는 그에게 죽음이 다가온 과정과 이에 따른 수많은 감정들, 그리고 삶에 대한 그의 태도가 담겨 있다.  나는 이중 특히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주목했다.

폴은 환자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힘겨운 멍에를 짊어진 신경외과 의사였다.  때로는 환자들을 절망에서부터 불러왔지만 많은 경우 인간에게 언젠가는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안타까운 운명을 막지 못 했다.  결국에는 늘 죽음이 승리하는 상황에서 포기하거나 한계를 당연시 여기며 현실에 무뎌지는 대신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죽음이 다가온 상황에서도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는 대신 자신의 관점을 바꿔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갔다.

 

“상황이 불리하여 패배가 확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의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환자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나는 죽어가는 대신 계속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죽음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수많은 영역에서 한계를 느낀다.  그 과정에서 믿음을 잃고 포기하거나 실패에 무뎌지게 되기도 한다.  물론 인간이기에 우리가 도달하지 못 하는 영역도 존재한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도달할 수 없다고 믿었던 영역에 도달해나갔고 끝없이 완벽에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날카로움을 잃고 표류하며 이것을 당연시 여기는 ‘죽어가는’ 삶 대신, 믿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채워나가는 ‘살아가는’ 삶을 산다면 점점 더 완벽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을 대하는 폴의 태도를 보며, 나 또한 느리더라도 끝까지 놓지 않는다면 내 목표와 완벽을 향해 점근선과 같이 조금씩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가져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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