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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틀렸음에도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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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성준
댓글 0건 조회 6,113회 작성일 17-01-0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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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틀렸음에도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유>

TED Talk – “Why you think you’re right – even if you’re wrong” by Julia Galef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념의 대립은 꾸준히 있어 왔지만 오늘날만큼 심화되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적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극단적 보수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대립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부터 후까지 여전히 화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사모와 같이 맹목적인 믿음을 갖는 보수부터 일부 극우 사이트들까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최후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는 그들은 현재 다수의 시민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진심으로 틀리다고 믿는 듯 보인다. 언론 및 특검수사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모두 외면한 채 말이다.


도대체 어떠한 점이 그들이 그토록 맹목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작가이자 사람들의 심리분석연구를 해 온 Julia Galef 의 TED Talk 은 그들의 행동의 이유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매우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그녀는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한 채 사람들이 선입견에 빠져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다고 하며 대표적인 예로 19세기 프랑스 군대에서 있었던 스파이 스캔들을 든다. 당시 프랑스 군대 내 쓰레기 통에서 독일에 정보를 판 흔적이 적힌 종이가 발견되어 프랑스 군대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군대 장교들은 Alfred Dreyfus 라는 한 장교를 의심하였는데 사실 그는 스파이 역할을 할 아무런 동기 및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단지 그 당시 프랑스 군대 내에는 반유대주의가 만연했고, 그는 그 당시 군대 내 유일한 유대인 장교였다. 대다수의 프랑스 장교들이 그를 범인으로 의심한 이유는 자명하다. 그들은 유대교에 부정적 선입견을 가진 상태였고 이러한 점이 무의식중에 작용하여 그 유대인 장교를 범인으로 무의식중에 단정지었다. 그가 스파이라는 증거를 찾는 과정은 더욱 흥미로운데, 스파이 문서와 필체 대조를 한 결과 객관적으로 일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장교들은 명백한 증거라고 생각했다. 유대인 장교의 자택을 수색하였을 때 그가 스파이라는 것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러한 사실은 그를 매우 영악하고 스파이 훈련을 받아 사전에 증거를 모두 인멸하였다는 결론만 내리게 할 뿐이었다. 그가 과거 외국어 공부를 한 사실과 기억력이 좋았다는 사실 모두 그를 더욱 스파이로 몰아갈 뿐이었다. 이러한 점들이 그를 스파이라고 입증하기에는 모두 개연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그는 유죄선고를 받았고 감옥에 10년 이상 갇히게 된다. 객관적인 지표는 모두 그가 스파이가 아닐 것이라고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떻게 프랑스 장교들은 왜 그를 스파이로 지목한 것일까? 심지어 프랑스 장교들은 어떤 악의도 없이 진심으로 그를 스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채 본인이 생각한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현상을 ‘동기화된 추론’이라고 한다. 동기화된 추론은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순간적으로 작용하는 무의식의 반응에 맞춰 의식에 어떤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데, 결국 의식의 생각은 무의식의 저변에 영향을 받아 biasing된 생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례는 주변에서 무수히 나타난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심판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파울을 불면 어떻게든 심판의 판정이 틀린 이유를 찾고자 하지만 상대팀에 파울을 불면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던 극단적 보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무의식속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이 자리하고 있기에 그들이 의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고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로 국정 농단을 했는지 안했는지 사실관계 판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 보호받아야 할 만한 이유에만 관심이 생기는 것이다. 그들은 본인들이 진심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그 어떤 논리라도 그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매우 힘든데, 그 이유는 동기화된 추론이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작용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되고자 의식하더라도 무의식 속의 작용은 항상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사고하는 방식은 biasing 될 수 밖에 없다. 박사모 사람들의 무의식에는 과거 박정희에 대한 향수 및 박근혜에 대한 연민이 자리잡고 있기에 그들의 의식은 논리와 무관하게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앞선 예의 프랑스 장교들이 한 무고한 유대인 장교를 파멸로 몰고 간 것도 무의식에 자리잡은 반유대주의 사상이 의식의 흐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 것? 연사는 mindset 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방어적/집단적 mindset 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편견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한다. 그들은 자기가 믿어 왔던 가치와 배척되는 가치를 보았을 때 어떻게든 본래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방어 기제를 무의식중에 발현한다. 박사모 사람들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를 하면 크게 화를 내는 것처럼. 하지만 호기심이라는 mindset 을 장착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퍼즐을 풀 때 행복을 느낀다. 자신의 가치와 반대되는 새로운 가치를 만나면 강한 흥미를 느끼고, 그들이 주장하거나 예상한 것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을 땐 부끄러움을 느끼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으로 쿨하게 인정한다. 이러한 기제는 한 개인이 얼마나 똑똑하거나 지식이 많은 지와는 무관하다. 제아무리 객관적이 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하더라도 무의식중에는 이를 방해하는 기제가 항상 작용하고 있다. 결국 감정과 연결되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에 본능적 즐거움을 느껴야만 한다. 본인의 의견 및 주장과 배척되는 것을 접했을 때 부끄러워하지 말고 진실이 무엇인가 찾아가는 데 더 강한 흥미를 느껴야 한다.


     물론 결코 쉽지는 않다. 특히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은 더더욱 그런 것 같은데, 과거부터 이어져온 일방적 가르침 (소위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어떤 질문에 가장 올바른 답을 하지 못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오답을 말하면 부끄러워한다. 결국 우리들의 무의식에 방어적/집단적 mindset 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밖에 없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결국 지금부터라도 mindset 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그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본인이 한 말이 틀리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틀렸는지 그리고 왜 틀렸는지에 더 호기심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의식의 기저를 바꾸는 것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의식이 항상 편견에 쌓여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주장 및 가치가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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