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편의점 인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5,942회 작성일 17-05-04 03:01

본문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사회가 보는 시선은 그 사람의 나이에 비례해 더욱 까다로워진다.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면, 취업과 결혼, 출산과 육아와 같은 ‘흔한’ 또는 ‘보편적인’ 이라고 이야기하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마치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듯 생각한다. 나는 아닐 거라 부정해보지만 소름 돋게도 나 역시 어떤 사람을 마주하였을 때, 그 사람에게 보이는 단적인 사실을 토대로 그 사람을 무의식 중에 평가하게 되고 그 기준은 그 나이라면 응당 해야 하는 일들에 맞추어져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대로 서로를 흉내 내고 때로는 그 기준이 주는 압박에 못 이겨 거짓으로 우리를 꾸미며 보통 인간이기 위해 애쓰는 사회 속에서 ‘게이코’는 부적응자로 통한다.

 

어렸을 적 ‘게이코’ 라는 여자아이는 한 때 세상의 보편적인 사고와는 반대되는 아이였다. 유치원시절 그녀는 공원에 죽어있는 새를 보고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며 아버지가 좋아하는 꼬치를 해먹자고 말하는 소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무덤을 만들어주자는 어머니, 그리고는 모두 함께 꽃을 바치자며 주위에 핀 꽃을 억지로 잡아 뜯어 죽이는 어머니를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 동물과 식물의 생명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는 그녀가 어쩌면 더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회가 내리는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판단이 아닌, 자신을 정상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회의 판단에 움츠러들기 시작한다. 자신의 소신보다는 세상이 정해준 어떠한 규격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여동생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는 ‘보통 사람’을 완성시킨 그녀는 대학생이 되어 처음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도전한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보통 사람이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나마 별다른 요구사항이 없이, 정해진 매뉴얼대로 행동하면 그만인 아르바이트생으로서 말이다.

 

“정상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주려고 하는지,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 역시, 제각기 다른 사람이 같은 제복을 입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세상의 하나의 부품으로서 쓸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가 들수록 사회가 정해주는 규격은 점점 숨막히도록 좁아졌다. 그녀의 걱정거리는 그나마 그녀와 어울리게 된 친구들에게 왜 36살이 되도록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는지, 왜 36살이 되도록 남자친구 한번 만난 적이 없는지 그 핑계거리를 찾는 일이었다. 또한 18살인 그녀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하나의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그녀의 가족들은 36살이 되도록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녀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몸이 아파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다는 핑계는 더 이상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는 부분을 내 인생에서 소거해간다. 고친다는 건 그것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더 좁아진 사회의 규격에 맞춰지기 위한 ‘게이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