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가 된 미국 -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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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대한민국 전체가 최순실 게이트의 충격에 휩싸여 있을 때,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투표가 진행된 11월 8일,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도날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이 확정된 것이다.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고, 성추행 파문 등 대통령 후보로써의 부적절한 모습들이 언론을 통해서 확대되어 미국 내에서 대통령으로써의 자질 논란에 휩싸였고, 보호 무역강화와 불법이민자 강제 추방, 파리협정 취소 등 극단적인 정책들을 내세우며 타 국가의 사람들에게도 불안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 대선 방송을 지켜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였던 나는,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왜 미국인들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트럼프를 선택했을까?
단순한 호기심으로 트럼프의 자서전을 구매해서 읽어 내려가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존 정치인들과 경영이라는 분야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뤄낸 사람답게 모든 공약들이 그 공약들이 실제로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매우 임펙트 있게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유력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쓴 자서전인 ‘힘든 시간들’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국무부 장관 시절에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정책들을 조율하는 에피소드를 상세히 소개하며 자신의 국가 책임자로써의 자질을 은근히 드러냈다면, 이 트럼프의 책에는 자신만이 미국을 다시 부흥기로 이끌 수 있고, 자신의 정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책에는 이민, 외교정책, 교육정책, 에너지정책, 의료보험, 그리고 미국인들에게는 중요한 논쟁거리인 총기소지에 대한 정책 등 트럼프가 주장하는 정책들에 대해 복잡하지 않고 매우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다.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이민 정책을 예로 들면,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의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 전체에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 시민이 아닌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함으로써, 테러 위협에서 미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한다. 자서전을 보면서 처음 안 사실이었지만, 트럼프는 합법적인 이민 – 특히 대학원 유학 등 미국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이민들 – 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장려할 예정이라고도 언급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중요한 트럼프의 정책 중 하나는 바로 에너지 관련 정책이다. 탄소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미신으로 치부하는 트럼프는 단계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시켜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협정인 파리 협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리고 책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내의 풍부한 석유를 시추하지 않고 ‘적대적인 일부 회원국을 둔 산유국 카르텔 석유수출기구의 인질 노릇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예로 든 정책 들을 포함한 트럼프의 정책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정책들의 기조에 깔려있는 사상은 미국이라는 국가와 미국인 – 특히 순수 백인들 – 에 대한 절대 이익보호와 자신의 능력 여하에 따라 이익이 배분되는 자유경쟁사상인 듯 하다. 장기적인 시선에서 볼 때 어쩌면 미국의 이익과도 관계가 있을법한 세계 정치와 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교묘하게 가린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은 지금까지의 오바마 정권 아래에서 자신들의 특권을 양보해 왔다고 생각하던 미국의 백인 (58%의 투표율) 남성 (53%의 투표율, CNN 출구조사) 들에게 제대로 통한 듯싶다.
이렇게 당연하게도 트럼프의 자서전 속에는 10조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성공적인 사업가로써의 능력과 공약의 현실성과 타당성들이 알기 쉽게 제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지식인들이나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 언론들은 연일 비판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트럼프와 언론과의 사이가 나쁘다는 이유에서일까?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떠오른 최근 몇 십 년간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일지 모르지만)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처 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공약은 이러한 미국의 역할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지금까지 표면적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외치던 미국이지만,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관계를 재정립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의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고, 그 어느 때 보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전무 하다시피 한 정치 경력은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고 다수의 언론들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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