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국가대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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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국가대표2
국가란 무엇인가. 백과사전엔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일정한 지역, 영토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그 구성원들에 대해 최고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정치단체이자 개인의 욕구와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가장 큰 제도적 사회조직으로서의 포괄적인 강제단체이다.
현대인은 국가 없이 살 수 없으며, 작든 크든 혹은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특정 국가에 소속되어 있다. 우리가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듯이, 국가 또한 불가피하게 선택되어진다.
애국심은 무엇인가. 아래는 정치학대사전의 정의이다.
자기가 소속해 있는 국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국가에 대하여 충성, 헌신하려는 의식이나 신념을 말한다. 애국심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의 마음에 그 근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영토가 넓지 않은 우리나라는 역사의 각 시기를 막론하고 예로부터 주위 열강들의 침입을 받아왔다. 특히 20세기 초반에는 일제의 무자비한 식민 통치를 겪었으며, 이를 통해 자연스레 민족애와 애국심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다. 강한 공동체 정신을 중시하며 ‘정情’이 없는 것을 배척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리’ 감성의 독특함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그 이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국가대표2는 광복절 부근에 개봉한 영화들로써 애국심을 제재로 사용하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람객의 심금을 울린다. 영화 덕혜옹주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다. 그녀는 일제의 강압에 의해 원하지 않게 일본 유학을 떠나고 그 곳에서 영친왕과 함께 조선 망명 계획을 세운다. 조선인 노동자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연설을 하는 등 본인이 할 수 있는 정도의 독립운동을 한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흔히 알고 있는 6.25 전쟁 시 맥아더 장군 주도의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영화이다. 다만 영화의 초점이 맥아더 장군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연합군의 인천 상륙을 위해 x-ray 스파이 작전을 펼치는 장학수 대위의 모습을 그리는데 치중한다. 국내 지리에 어두운 미군이 상륙작전을 펼치기에는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그들은 적진에서 목숨을 내놓고 작전을 수행한다. 마지막 영화인 국가대표2는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갑작스럽게 창설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의 열악한 훈련 환경과 이를 극복해내고 아시안 게임에 참석하여 경기를 치루는 내용을 다룬다. 이 영화들은 각색 정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개한 순서대로 일제 강점기, 1950년 6.25 전쟁,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하며 각 시대에 맞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들의 흥행은 아마도 시청자들의 마음 속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우리’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리라.
지난여름 휴가 기간에 여행을 가지 않아 위 세 영화를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모두 볼 수 있었다. 같은 시기에 위 영화들 이외에도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도산 안창호 편 또한 보았다. 짧은 기간 동안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상물을 집중적으로 접하다보니 애국심이 세뇌 당하듯 머리속을 계도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09위 정도의 면적을 갖고 있으며 총 GDP 세계 11위, 1인당 GDP는 약 2만 5천 달러로 세계 28위의 수준에 있는 선진국을 바라보는 중진국이다. 나름대로 살만한 나라다. 안정된 경제적 기반위에 냉전시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국제 사회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천연자원 하나 없는 국가에서 성공을 이룩하기 위해대한민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비정상적인 경쟁과열양상이 펼쳐진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개인의 삶을 챙기는데 이미 바쁘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획일화 된 성공에 한 발자국 전진시키려고 부단한 노력을 쓰느라 전체의 삶을 볼 여유가 없다. 그나마 호국보훈의 달인 6월과 광복절이 있는 8월에 위 영화나 뉴스와 같은 정보들을 통해 정기적으로 계도하여 국민들의 애국심이 가라앉는 것을 막는다.
우리나라는 20세기 초반부터 일제 강점기와 전쟁, 분단, 군부 독재 정치, 민주화 운동의 큰 사건들을 겪으며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하였다. 이런 국가적 비상상태일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애국심이 들끓는다. 편안할 때는 애국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부끄럽고 안쓰럽다. 현재의 젊은이들이 평화롭게 개인만 생각하며 살아도 큰 문제가 없이 살아가게 만든 선조들, 가깝게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민주화 운동을 한 부모세대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개인과 나라의 성장만을 위해 지극히 이기적,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치더라도 윈스턴 처칠 총리의 유명한 말씀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번 쯤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은 느끼는 것이 있다.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것이다. 외국에 나가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되면 괜히 한국의 유명 인물은 아는지, 김치, 불고기와 같은 한국 전통 음식이 얼마나 몸에 좋고 맛있는지, 한글은 얼마나 과학적인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최대한 열심히 설명한다. 그 순간만큼 그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과 나라 사랑은 진심이었으리라. 그러나 귀국 후 그들의 태도는 180도 바뀌어 나라를 증오한다. 대부분은 구체적인 정책비판과 같은 근거있는 논리적 비판이 아니라 불평불문 뿐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을 ‘헬조선화’ 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무근거 비논리적 비판일 것이다. 나라를 위한 개개인의 치열한 토론과 공부는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지만 불평은 불쾌지수만 높일 뿐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싶다.
끝으로 일제강점기의 여러 저항시 가운데 직설적인 단어를 최대한 배재한 이상화 시인의 시를 적는다. 우리는 현재 들을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들을 빼앗겨도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은 것은 아닐까. 입시준비를 위해 자습서를 외우며 시를 읽던 시절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끄을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웁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기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리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을 걷는다.
아마도 봅 신령이 잡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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