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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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 에이미 모린
얼마 전 밤 10시경 걸려온 전화 한통을 받고서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주말의 밤을 아무 걱정없이 희희낙락 보내고 있던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불행한 일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 누군가를 특정치 않고 닥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잠시 가만히 서서 왜.. 하필이면 왜.. 라는 생각을 하며,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가뜩이나 여렸던 그 친구는 어머니를 여의고 어렵사리 이겨낸지 몇 년 되지않아 함께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전화기 너머 떨리는 친구의 목소리는 슬프다 못해 애잔했다. 그렇게 친구놈들 몇과 병원으로 가던 도중 우리는 많은 얘기를 하다가 다투었다. 친구 하나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던 것이었다. 친구의 말은 이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잘 버텼던 놈이니까 크게 걱정안해도 될꺼라고. 나는 운전대를 놓고 그 친구의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었다.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냐고 되물으며 친구라면, 인간이라면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윽박질렀다.
감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그 말을 했던 친구는 현재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 조그마한 게임회사 하나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그것도 잘) 꾀나 유망한 녀석이다. 평소에도 냉철하기 그지 없던 그 친구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더욱이 차가워진 듯 했다. 조금 더 대화를 나눠보고 나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화를 누그러뜨렸다. 친구는 자신이 가졌던, 가지려고 노력하고 배워왔던 철칙들이 몇 개가 있다고 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오래토록 매달리지 말라’,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지 말라’, ‘연민에 빠져 시간 낭비 말라’.
혹독한 세상속에서 이른바 ‘강철멘탈’을 가지기 위한 지침서는 서점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많은 책들 중에서 그 친구가 나에게 추천한 책은 에이미 모린 저 ‘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였다. 저자 역시 사랑했던 어머니와 배우자를 어린 나이에 잃고 의욕 넘치고 매사 적극적이었던 성격이 의기소침해지고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었다고 했다. 모린은 인생의 요소요소에서 만나게 될 위기의 순간에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년간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상담하고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는 동안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몇 가지 습관에 사로잡혀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즉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흐리지 않는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수 많은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지만 정말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들은 대부분 나와 생각이 비슷하거나 크게 반대되는 의견을 잘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하지만 이 같은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진정한으로 내게 유익한 친구는 바로, 나와는 생각이 지독하게 다르면서도 인격적으로는 신뢰가 가는 그러한 사람이다. 생각이 비슷해도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좋을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모든 일에 나와 의견이 비슷하고 인격적으로도 전혀 모난데가 없는 사람과 함께 하면 웃는 일만 가득할 순 있어도 절차탁마의 기회가 없어 도태될 수 있다.
비록 그 친구의 얼굴을 한 대 치고싶었을 지라도 그는 나에게 있어 진정한 친구로써, 더 나아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그러한 삶의 동반자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상처받지 않으려기 보다는 매사에 비판적이고 (비관이 아닌) 냉철하며, 통찰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나쁜 사람 취급하는 내 못된 습관을 버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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