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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위의 경제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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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진
댓글 0건 조회 5,637회 작성일 16-09-0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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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항상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 문장으로 간략히 표현할 수 있는 학문이지만 서점을 거닐다 경제학관련 도서들을 뒤적이다 보면 수많은 경제학 용어와 경제지표로부터 알러지가 먼저 생기기 일쑤다. 조원경 작가의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에서는 22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현시대 경제문제를 인간중심으로 쉽게 풀어나가며 경제학이 추구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이론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행복방정식을 통하여 행복의 조건을 얘기하고 있다. 새뮤얼슨은 ‘행복은 욕망 분의 소유(행복 = 소유/욕망)라고 간단히 정의했다. 매우 심플한 산수이지만 방정식이 포함하고 있는 의미는 깊다. 행복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소가 소유와 욕망인데, 욕망이 일정하다면 소유가 커질수록 행복해지고, 소유가 일정하다면 욕망이 적을수록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방정식을 ‘욕망 = 소유/행복’로 치환하여 ‘욕망방정식’으로 다루면 좀 더 얘기가 현실적이고 재미있어진다. 인간 삶의 행복은 일시적인 희열과 절망을 느끼는 상황을 제외하면 서서히 변한다. 때문에 쉽사리 증가/감소로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물질적 소유는 자신의 운이나 능력에 따라 그 변동양상이 행복의 변화보다 빠르기에 소유의 변화가 욕망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욕망방정식에 따르면 소유가 커질수록 욕망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렇듯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는데 이것이 욕망방정식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예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폴 새뮤얼슨은 행복방정식을 통해 행복, 소유, 욕망의 이치를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탐욕에 대한 경고다. 그는 아무리 개인의 소유가 늘어도 욕망이 도를 지나쳐 탐욕이 되면 불행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빵은 몇 개 이상 먹으면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지만 돈은 그렇지 않아 자신이 탐욕에 빠져있음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은 경제학의 마더테레사라 불리는 학자이다. 그는 경제의 외적 성장이 아닌 개개인의 자유신장을 경제학의 궁극적 목적으로 생각한 인도의 휴머니스트이다. 그가 얘기하는 경제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은 사뭇 신선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소득이나 부를 키울 수 있는 데까지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짚었듯이 이런 것은 ‘단지 쓸모이고 연장’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경제성장을 경제학의 지고지순한 목적으로 다룰 수 없다고 봅니다. 경제발전이란 우리 삶과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키우는 것으로 이어져야만 합니다. 자유란 우리 삶을 더욱 넉넉하고 너그럽게 만들어 장애를 줄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품은 뜻을 이루게 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힘입니다.

아마르티아 센이 일침을 날린다. 이전까지 경제발전은 부를 축적하고 국민이 풍요롭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인식해 왔다. 쉽게 말해 ‘돈 많이 벌어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살자’는 것이 경제발전의 주목적이라고 생각했다. 센의 말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경제발전을 위해 우리의 자유를 줄이고 있으며 심지어 침해하고 있다. 무늬만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지 시장 속에서 상당한 구속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의 밤낮없는 학업, 대학진학 후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살인적인 노동시간 등 잘 살기 위해 끊임없이 구속당한다. 그렇다고 잘 살아지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대한민국 경제발전은 국민의 자유를 키우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50년 세월 동안 몸으로 때워 키워놓은 세계적인 경제위상을 더 몸으로 때우며 지키려 하는 듯 보일 뿐이다. 세계적인 대한민국 학구열에 비추어 볼 때 머리보다 손발에 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아이러니 하다.

조원경 작가의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을 보며 경제학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느끼고 배워간다. 매번 선거철에 ‘경제발전’을 외치는 정치인들이 상당하다. 이러한 외침은 우리를 70~80년대의 달콤했던 경제발전을 꿈꾸게 만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잊고 경제발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다. 국민의 자유를 구속하는 경제발전은 없어져야 한다. 조금만 참으면 더 나은 세상이 정말 찾아올 것인지 좀 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설사 대한민국 경제가 조금은 후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건전한 경제구조부터 도려내고 국민의 자유를 키울 수 있는 참된 경제발전의 개념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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