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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크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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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6,096회 작성일 16-07-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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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날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고 듣는 일들은 이후 먼 미래에 돌이켜 본다면 분명 역사의 중요한 사건 중 일부 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 미래를 살고 있지 않은 내가 예상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있다면, 그건 바로 미국의 최초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당선이라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계속 되어온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 속에서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분명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인종차별는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피부색과 같은 생물학적인 차이가 인간의 우열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맹신하는 사람이 많으며, 정치적, 경제적 보수화가 이슈화 되고 있는 요즘에는 그러한 사람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존 하워드 그리핀이 엮은 백인의 흑인 체험기인 “블랙 라이크 미”는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미국의 백인 작가 존 하워드 그리핀은 지금보다 인종차별이 훨씬 심한 1959년에 미 남부를 ‘흑인으로써’ 여행하며, 미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고, 이를 미국 사회에 고발을 한다.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몸의 색소를 변화시키는 약을 먹은 뒤 온몸에 강한 자외선을 쬐어 피부를 검게 만들었으며, 밝은 부분의 털은 밀고 입가와 입술 주변은 검게 칠해 백인의 흔적으로 모두 지웠다. 그렇게 흑인으로 변한 저자는 약 한달 반 동안 미국을 여행하였다.


 저자는 피부색만 변하였을 뿐,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그대로인 채였다. 재산, 가족, 작가로서의 위치는 모두 그대로였으나, 그 자신이 당연하게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저자는 식당이나 화장실, 버스 안에서의 자리, 심지어 쉴 수 있는 장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힌다. 마실 물을 찾기 위해, 또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하루 반나절을 돌아다녀야 했던 것이다. 또한 버스를 타도 백인은 앞자리, 흑인은 뒷자리에 앉아야 하며, 백인이 서있다면 흑인을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했다. 그러한 와중에 저자가 느낀 좋은 흑인이란 늘 미소를 띄고 있고 백인에게 친절해야 하며, 또 존경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조금이나마 그들 사회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검은 피부색을 가지고 태어난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의 자유를 통제 받고 빼앗기는 삶. 그것이 저자가 느낀 미국 내에서의 흑인의 삶이었다.


 저자는 흑인으로써의 삶을 마치고 돌아와 그간의 경험을 정리하여 책을 출간하였고, 이후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협박이 물밀 듯 밀려와 결국 가족들과 함께 멕시코로 거주지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백인 중심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내용의 책을 출판하는 것은 분명 저자와 저자의 가족에게 큰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심각한 인종차별의 실태를 사회에 고발한 이유는 그의 가치관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사랑하고, 아파하며, 그저 존재하면서 모두가 같은 문제에 부딪힌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너와 나라는 이분법이 아닌, 보편적인 ‘우리’가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런 저자의 삶의 방식은 세상의 편견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저자가 책을 집필하던 시기보다 반인륜적인 인종차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여지나, 정도의 차이일 뿐 차별 그 본질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저자는 책에서 흑인의 문제는 본인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똑똑한 백인이 어리석은 흑인을 계몽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역시 차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반적인 경제력의 차이를 그대로 인종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기는 그릇된 편견이 현재의 뒤틀린 인종차별 문화를 고착화시켰고, 이에 의해 우리들 또한 어디선가 마음 한편으로 흑인은 열등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더 나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피부색을 기준으로 삼는 인종주의를 대신해, 종교, 민족, 문화 등을 이유로 하는 새로운 인종주의가 점차 늘고 있다. IS에서 비롯한 이슬람에 대한 무분별한 공포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척하는 일이 흔해져 가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타인을 이해함으로써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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