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표현의 기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선진
댓글 0건 조회 5,977회 작성일 16-07-05 09:40

본문

 유지민 작가의 ‘표현의 기술’은 내면의 가치관과 마음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상대를 공감하게 만드는 일은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상대의 공감을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일일이 시킬 수도 없을뿐더러 경험적 지식을 번거롭게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말로써 그들을 설득해 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상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표현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작가가 주장하는 정교한 표현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첫 걸음은 표현할 가치가 있는 지식, 정보, 논리, 감정, 생각을 내면에 쌓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을 자기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소화해내는 것이다. 내면의 지식과 기준이 바로서지 않으면 속 빈 강정과 같고 아무리 좋은 문장 기술을 배워도 글과 말이 늘지가 않으며 설사 글과 말이 늘더라도 깊이 있는 이해가 없기 때문에 달콤한 거짓말로 변질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답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무엇이 내 것이고 뭐가 남의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틀에 박힌, 진부한, 상투적인 표현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내 생각과 감정을 나다운 시각과 색깔로 써야 한다.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진부하고 상투적인 생각과 표현에서 멀어져야 한다.”                                                                                                        -본문중에서

 작가 유시민이 얘기하는 표현의 기술은 글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실력 있는 화백은 다채로운 물감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대중의 공감신경을 불러 일으켜 훌륭한 평가를 받는다. 노련한 음악가는 소리의 향연으로 대중의 청각을 설득한다. 더욱이 작품의 의미를 글로 잘 풀어내기까지 한다면 비로소 걸작이 완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유명한 미술작품, 음악에는 대중을 공감시키고 빠져들게 하는 깊이 있는 사연이 묻어 있는 것이다. 반대로 표현의 기술이 미약한 작품들은 대중의 시각적, 청각적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결국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 한다. 인정받지 못한 작품들은 마치 죽어가는 꽃처럼 서서히 시들게 된다.

 공학도 마찬가지다. 수년간 연구한 결과라 하더라도 그 기술의 가치를 설명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이는 없는 기술로 치부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학은 자연현상을 해석하고 이용하여 복잡한 기기들을 만들어내는 학문이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표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학자가 가장 크게 범하는 실수의 하나는 기술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려 하는 것이다. 복잡한 기술을 섬세하고 장황하게 기술하는 것은 일반 대중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이다. 공학자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의 이점을 인간의 삶이라는 잣대를 기준으로 재해석하고 어떤 가치와 감동을 갖고 있는지를 잘 파악해내야 한다. 기술적 감동을 찾지 못해 어두운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최첨단 공학기술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공학자들은 미술가, 음악가만큼 상대를 공감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학기술은 자연이 허락해야만 가능한 예술, 자연의 질서 아래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제약이 많고 어려운 창작예술이다. 게다가 한정된 영역에서 대중성 또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그 가치에 비해 쉽게 배척 당하기 쉽다. 수 많은 기술들이 연구실 문턱 조차 넘지 못하고 사장되는 현실 속에서 작가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을 통해 공학자가 가져야 할 문학적 소양 그리고 기술적 감동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