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 앤 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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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많이 보고 듣는 전래동화나 이야기들엔 유독 권선징악의 교훈을 가진 것들이 많다. 착한 사람이 끝에는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며 도덕심을 갖춘 우리들이지만, 막상 우리 주변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한없이 베푸는 착한 사람은 ‘호구’라 불리며 이리저리 이용당하다가 실패하는 사례를 찾는 건 그리 어렵기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회 생활을 앞둔 청년들에게 어른들은 양보와 배려심 보다는 경쟁과 독해짐을 더 조언해주는 것이리라. 이러한 세태 속에서 내가 가진 의문은 ‘왜 선한 사람은 나쁜 사람에게 이용되고 밀려나는 것일까?’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의문과는 다르게, 세상에서 가장 인정을 받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행동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었다. 바로 와튼 대학의 최연소 종신교수가 된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이다.
애덤 그랜트는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세 종류로 구분한다. 남에게 베풀기 보다는 내 것을 우선 챙기려는 사람(Taker), 남에게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만 주려는 사람 (Matcher), 그리고 당장 눈 앞의 자기 이익을 챙기기보다 남에게 베푸는데 더 관심이 많은 사람 (Giver)이 그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게 Matcher에 해당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문구처럼 깔끔하기 그지없는 1:1 거래를 우리는 제일 합리적이고 공정한 거래로 여긴다. 문제는 어떠한 유형의 사람이 가장 성공에 가깝고 효율적인 사람이냐는 것이다. 통념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자기 이익에 밝은 Taker가 가장 성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것은 도덕적인 관점에서 지향하는 바 일뿐, 대부분 자신의 것을 먼저 챙기고 나서야 비로소 타인에 대한 것을 고려한다. 또한 Giver는 Taker에게 이리저리 이용당하다가 자기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해버려 결국 녹초가 돼 버리는 경우가 흔하기에 성공에서 가장 멀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성공의 사다리 맨 위도 역시 Giver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Matcher의 입장에 서있고, 대부분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Giver를 지원하고, 자신을 이용한 Taker에게 보복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사회는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사람들끼리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업무 또한 개인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닌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는 이전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자신만을 아는 이기적인 사람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사람이 더 좋은 평판을 얻어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Giver가 나타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 또한 남는다. 이에 저자는 Giver가 베푼 호의가 타인에게 인지되지 않거나 또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을 경우에 의욕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타인에게 인지된 호의가 어떤 영향력을 주는가에 대한 실험으로 대학기금마련 콜센터 직원들을 상대로 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단순 반복형 감정 노동으로 상담원들은 근무 의욕이나 성취동기가 낮았으나, 실제로 대학기금 혜택을 입은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본인들의 업무로 학생들이 어떤 도움을 받고 어떻게 인생이 바뀌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이후 직원들의 기금 모금액은 이전보다 늘었다고 한다.
저자는 성공한 Giver들의 공통적 특징이 다른 사람의 이익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도 관심이 많으며, 호의를 베푸는 것에 있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Giver의 호의를 이용하려고 하는 Taker는 넘치기에,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상대가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거나 이용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에 대해 응징을 할 준비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Giver들이 호의를 베풀 때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승자독식”, “독한 놈이 성공한다” 같은 말이 사회생활의 바이블처럼 읊어지는 세상이다. 앞으로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더 독한 마음을 먹으리라 자가 세뇌를 하던 내게 이런 모든 통념을 뒤집는 주장을 펼치는 저자의 메시지는 따뜻한 구원과도 같았다.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라는 말이 그저 다르게 표현된 처세술이 아니라, 진정으로 성공한 삶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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