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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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 조지 오웰
-페이스북이 5가지 감정표현을 추가한 속내-
내 아이폰 바탕하면 첫 페이지에는 평소에 습관적으로 실행하는 어플리케이션이 몇 개 있다. 카카오톡, 메일, 그리고 누군가가 인생의 낭비라고 하였던 SNS앱이 그것들 이다. SNS들 중에서도 나는 거진 한달 데이터 사용량의 반 이상을 투자할 만큼 페이스북을 즐긴다. 페이스북을 시작하고 즐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 감정이나 생각 혹은 내가 누군가와 어디서 어떠한 컨텐츠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내 글을 본 다른 사람들(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응원을 비롯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는 너무나도 많은 광고, 광고성 이벤트글들이 올라와 눈살이 찌푸려진다. 나 뿐아니라 주변 친구들 또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비단 나만이 느끼는 불편함은 아닌 듯하다.
어릴 때는 누군가가(대게 부모님) 나에게 하기 싫은 것을 시키거나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게끔 하면 적극적으로 내가 느낀 감정을 표현했다. 싫으면 싫다, 재미없으면 재미없다, 반대로 행복하거나 즐거우면 이 또한 행복하다, 즐겁다, 고맙다 등의 감정을 타인에게 직접 표현하기를 꺼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타인에게 나의 감정을 적극적이고도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손해로 작용하는 기분이 든다. 흔히 ‘감정소비’라고도 말을 하지만 그만큼 나의 이미지에 좋은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것이 아닐까.
메마른 감정의 사막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바로 페이스북이(었)다. 나는 페이스북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함, 심지어는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 조차 손쉽게 남들에게 표현할 수 있다.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도 이렇게 손가락 하나로 맘 속 깊은 감정을 표현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에 대해 즉각 반응을 보인다. 내 게시글에 달린 ‘좋아요’ 수는 마치 지친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나와 얼싸안고 즐겁게 뛰어주는 듯도 하다. 반대로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의 게시글에 적극 동의한다는 감정의 표현이나 너의 슬픔을 진심으로 비통해한다는 표현을 좋아요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편하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페이스북은 사랑해요, 웃음, 놀람, 슬퍼요, 화났어요의 다섯 가지의 감정표현을 추가하였다. 이용자들은 조금 더 자세하게 나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나 또한 내 게시글을 본 사람들에게 더욱 자세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도대체 왜 이용자들로 하여금 더욱 더 자세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끔 해준 것일까? 단순히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서론에 언급하였던 부쩍 늘어난 광고성 글의 수와 연관하여 생각해보면 의외로 간단하게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좋아요는 있는데 싫어요가 왜 없냐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있었다. 페이스북은 이런 요구를 애써 무시해왔는데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을 보면 이 같은 생각을 안 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2015년 3분기 순 이익이 1조원) 네이트판, 네이버 게시판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부터 추천/비추천 버튼이 있었지만, 이로 인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려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이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사용하려면 부정적인 표현은 자제하는 게 나았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이 반응을 추가로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이다. 우리는 페이스북에 6가지 반응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은 좋아요 만으로도 정치 성향, 인종, 성적 취향을 꽤 정확하게 구분해 낸다. 광고를 집행할 때도 옵션으로 세부적인 타겟을 정한다. 나이, 지역, 출신 학교, 정치 성향까지 거의 모든 특성을 겨냥할 수 있다. 소름 돋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추가된 5개의 반응이 어떻게 사용될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게시글을 봤다는 걸 알리거나, 공유의 목적이 있어서 ‘좋아요’를 눌렀다 치자. 추가된 5가지 반응은 좋아요보다 적극적인 감정 표현이다. Like 보다 Love나 Wow를 누르는 일은 좋아요보다 확실히 귀찮은 일이니까. 적극성의 정도에 따라 감정 버튼에 가중치가 매겨지고 분석된 데이터는 광고 집행에 쓰이게 된다.
2012년 1월에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의 소식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155,000명의 뉴스피드를 조작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뉴스피드에 우울한 소식이 노출 될수록 사용자의 감정도 우울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페이스북이 마음만 먹으면 감정을 컨트롤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실험을 진행한 데이터과학자 아담 크레이머는 ‘우리는 사람들이 친구들의 행복을 보고 더 우울해지고, 결국 페이스북을 떠나게 된다는 말이 정말 사실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부분은 해명하지 않았다. 아니, 실은 해명할 필요가 없었다. 페이스북 가입 조항에 ‘사용자가 데이터 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오스트리아 법대생 막스 슈렘스(27)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자신의 정보를 요청했다. 우편으로 받은 내역이 무려 수천 페이지에 달했다고. 문서에는 내가 쓴 글 뿐만 아니라, 사진, 대화는 기본이고 어느 지역에서 어떤 IP로, 언제 접속했는지까지 적혀 있었다. 2013년에는 매튜 캠벨이 “페이스북이 사용자 메시지를 검색한 정보를 광고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페이스북이 우릴 지켜보고 있다. 사용자의 감정을 세분화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천재 사업가의 머릿속에 상업성이 없는 개혁이란 있을 수 없다. 저커버그의 강연과 공익사업은 멋있지만, 사용자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비도덕적 실험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감정은 바로 표출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다만 페이스북에 표현하는 감정은 다르다. 내 감정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이 ‘빅 브라더’가 되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다. 우리 모두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페이스북 앱이 마치 ‘1984’의 텔레스크린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말이다. 내 감정은, 우리의 감정은 얼굴을 마주보고 직접 표현할 때 그 진심이 전달되는 것을 가슴깊이 새기고 남 통장잔고 불려주는 짓은 이제 그만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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