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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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감정
김용태 지음
살아가는 중에
있어 대부분의 갈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많은 감정들 중에는 유쾌한 감정도 있지만 불쾌한 감정도 있는데, 분노,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이러한 감정들을 무시하거나 마음 깊은 곳으로 눌러 버리는
방법으로 모른 체 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무시해 버린다고
부정적 감정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이 호시탐탐 무의식 속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엿보다 결국 폭발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러한 갈등의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다른 사람이 거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다른사람을
향해 표출되는 ‘화’는 실제는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슬리는 감정은 자신의 깊은 곳에 지니고 있는 ‘진짜 감정’ 인 외로움, 두려움, 열등감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실제로 사람의 감정의 주인은, 그리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주체는 타인이 아닌 바로 그 자신이다. 우리는
때로 혹은 자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거슬림과 화라는 감정에 가려져 있는 자신 내면 깊은 곳에 진짜
감정을 보지 못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탓만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
‘가짜 감정’은 거슬림과 화 같은 타인간의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감정만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스스로에게 찾을 수 있는 감정 – 예를 들어 실제로는 불안한 것인데도
화를 내고, 우울한데도 오히려 기쁜 표정을 짓는 것 등의 스스로를 속이는 감정 역시 가짜 감정이 된다. 이러한 가짜 감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다 보면, 결국에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인지하기 못하고,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 수 없는 화와 좌절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몸이 감정에 반응해 급속도로 나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생겨버린 극심한
우울감과 극도의 스트레스, 그리고 타인과의 불안정한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가짜 감정’으로 인한 모든 불안한 현상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짜 감정’을 스스로의 힘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보통 이러한 ‘진짜 감정’은 일그러진 가정 환경과 같은 성장해온 환경에 의해 포장
되고, 꽁꽁 숨겨지게 된다.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해 생겨버린
외로움과 폭력적인 가정에서 성장하게 되어 생기는 두려움과 현실을 외면하는 감정들을 스스로가 발견하고, 마주쳐야
한다. 이렇게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그것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불쾌한 감정들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표현하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며, 인간관계가 회복되게 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몇 주 전 한 교회에서 치러진 결혼식에 참석하였을 때 들었던 설교가 떠올랐다. 그 교회에는 약 2천명의 청년들이 다니고 있고, 매달 거의 10쌍씩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생긴지 거의 15년에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쌍도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잠시 후에 그 비결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 교회에서는 모든 예배와 모임 가운데 모든 공동체 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깊은 아픔들과 사연들을 고백하는데, 이렇게 서로가 자신의 깊은 아픔들까지 모두 알고 있으니 결혼하고 나서도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와 달라질 일이 없고, 상대방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관계의 회복은 서로의 진심 – 즉, ‘진짜 감정’을 알아가는 데에 있다.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열등감, 불안감, 우울감의 회복 역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알아야 비로소 회복될 수 있다. 성장만을 추구하는,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저 깊은 곳에 숨기고 웃는 얼굴과 능력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는 가면을 쓰고 있는, 순수함이라는 것은 저 멀리로 사라져 찾아보기가 힘든 사회 속에서는 성장을 있을 지 몰라도 진정한 인간으로써의 행복을 찾기는 힘들다. 안타깝게도 성장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 속에서 12년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감정’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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