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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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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5,994회 작성일 16-01-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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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 조지 클루니

<포퓰리즘의 발흥에 대한 고찰>


     최근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스스로가 설립했던 정당을 탈당한 일이 발생하였다. 혹자는 이를 ‘안철수현상’이라고 부른다. 나 역시도 이 정치적사건을 보면서 뇌리를 스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대의민주주의의 주요 제도인 정당이나 의회에 대한 불신을 리더 개인에 대한 신뢰로 대체하면서 정치적 불만을 동원해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와 인기를 얻는 사회∙정치적 현상, 바로 ‘포퓰리즘’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뿐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혜성과 같이 반짝한 정치인들이 꽤나 자주 나타났었는데 위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흔히 포퓰리스트라고 부른다.

 

     사실 포퓰리스트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전세계에 존재해왔던, 그리고 현존하는 포퓰리스트들은 좌파, 우파, 중도 모두에서 존재하므로 이념적인 공통점이 없고 국가적으로도 개발도상국, 선진국 할 것 없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학과 리더십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공통점들이 발견된다.

 

     가.  포퓰리스트는 입만 열면 국민을 내세우는데,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생각을 갖는 국민이 자연스러           운데 비해 포퓰리스트들은 하나의 생각이나 뜻을 갖는 국민을 상정함.

 

     나. 의회, 정당, 관료 등 기존제도나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노출하면서 이에 대한 불신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로 대체함.

 

     다. 대체로 포퓰리스트들은 성공적인 업적을 이룬 비정치인이 갑자기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등장하는         데 국민의 소명을 받고 정치를 시작하기 때문에 권력의지가 모호한 게 특징. 자신은 원치 않는데 국민         이 불러내서 할 수 없이 정치를 한다고 했다는 강한 권력욕을 보이기도 함.

 

     라. 입으로는 국민을 외치지만 리더십은 권위적이며 공조직이 아닌 측근으로 이루어진 폐쇄적인 사조직         에서 의사결정을 하며 민주적 절차를 따르기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함.

 

     마. 포퓰리스트는 자기는 단일한 국민의 의지를 대변할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때문에 남과 융합되지 않           고 분란을 일으키며 그가 속한 정당은 분열로 끝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생명도 실패로 끝남.

 

     미국의 포퓰리스트는 1992년 대선에 등장한 거부 로스 페로를 들 수 있다. 페로의 도전도 결국은 실패로 끝났는데 페로야말로 위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페로 뿐아니라 올해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을 보아도 미국은 포퓰리즘의 발흥이 좀 심각한 나라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최근 유럽에서도 포퓰리스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극우 정치인들이 EU의 등장과 이민, 국제화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불만을 동원하여 EU반대운동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틈타 국민들의 뜻을 대표하여 그들을 이끌어갈 소명을 가졌다는 주장을 하는 셀레브리티가 단숨에 호응과 지지를 받으며 반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끊임없이 포퓰리스트들이 나타나고 그들이 잠깐 반짝이고 실패를 하고난 후에도 또 다른 포퓰리스트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나는 민주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상업주의가 심각하고 자본이 혹은 금권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뿐 아니라 페로와 같은 성공한 갑부가 정권에 등장하면서 이른바 정치냉소주의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그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민주주의사회의 최대적은 정치불신자가 아니라 바로 정치냉소주의자들이며 반짝이는 ‘스타’가 냉소주의자들의 지지를 쓸어가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조지 클루니가 메가폰을 잡은 킹메이커라는 영화는 사실 위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지는 않다. 이 영화는 진보적 이상주의자가 현실적인 어려움들에 부닥치면서 점점 타락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영화를 보고 드는 생각은 안철수 의원뿐아니라 정계에 계신 정치인 분들이 정치적 이상을 논하기 전에 현재 정말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등의 조금 더 현실적이고 어쩌면 냉정하고 냉담한 결정들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면 한다.

 

     안철수 현상을 지켜보면서, 진짜 반성해야할 사람은 안철수 의원뿐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두뇌와 기지로 기업을 번성시킨 뛰어난 기업가라는 후광에다가, 국민들의 뜻에 힘입어 소명의식으로 정계에 뛰어들겠다는 우렁찬 다짐에 바로 국민들 우리 스스로가 그를 띄운 것이다. 포퓰리스트들은 이렇게 힘을 얻고 한발짝 한발짝 다음 행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치는 기업경영보다 더 복잡하고 세분화되어 있으며 뛰어난 전문성을 요하는 것이다. 아무나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게 해준 것이 진출 초기에 그를 받든 우리 국민들이며, 이 안일한 생각이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냈고 내분에 휩싸여 무기력한 야당을 만든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안철수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지지도 추락으로 사퇴하고 자신이 설립한 정당을 탈당함으로써 포퓰리스트 특징의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온 것은 그나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정치의식이 낮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진보언론들이 그토록 안철수 현상을 주도해왔고 여전히 그를 (무작정) 응원하는 대다수의 언론들이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또 한번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언론에, 후광에, 정치 외적인 요소들에 흔들리지 않으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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