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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 - 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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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6,241회 작성일 16-02-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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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어중이떠중이 모두가 정치를 하게 되어 정치가 난장판이 된다는 이유에서 이었다. 그는 그런 이유로 철학자들이 정치를 하는 철인정치가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이 세상에 다녀간 뒤 2000년도 더 넘는 세월이 흐른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은 민주주의를 정치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현대에는 시민들의 선거를 기본으로 한 간접 민주주의를 대다수 민주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선거라는 제도는 교황 선출과 같이 같은 신념을 공유하는 집단 내부에서 만장일치에 도달하기 위해 고안된 하나의 합의를 위한 수단이었지만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가장 나은 사람’을 뽑는 ‘소수특권적’방식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결국 제 3계급인 브루주아가 귀족과 성직자에게 집중된 권력을 빼앗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것이다. 그 후 이 브루주아 계급은 결국 과거 귀족과 성직자들처럼 권력을 장악하고 그 권력을 선거라는 명분으로 지속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철학자 루소는 이렇게 변질되어버린 선거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국민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건 단지 의회 구성원을 뽑는 선거 기간뿐이다. 일단 의원이 선출되는 즉시 국민은 노예가 되어버린다.” 왠지 현재 우리 사회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철에 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척하며 표를 달라고 낮은 자세를 보이지만 선거가 끝나버리면 그 들은 절대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거만한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선거가 민의를 충분히 반영한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사실 선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수 엘리트들의 정치적 입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기 위해 도입된 장치다. 미국과 프랑스혁명의 주도자들은 민중에게 권력을 맡기면 나라가 엉망이 되므로 똑똑하고 선택받은 소수가 권력을 쥐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선거를 도입했다. 그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지금, 선거는 민주주의와 동의어가 되어 우리를 현혹한다.

 

  과거 아리스토텔레스, 몽테스키외, 루소 등의 철학자들은 선거가 소수 특권적이고 오로지 제비뽑기만이 민주적이라 주장했다. 대부분의 관직을 제비뽑기로 뽑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 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뽑을 때 제비뽑기를 활용한 르네상스 시대 유럽 도시공화국들처럼, 제비뽑기를 이용한 임의적 대의 민주주의는 통치자와 피통치자의 구분 없이 모든 시민들을 정치에 참여하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치체제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지금 같은 소수 엘리트 집단의 권력독점과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을 타파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 제비뽑기를 대안으로 제시했을 때 웃음이 나왔다. 학창시절 자리를 정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제비뽑기를 가지고 나라의 중대한 사항을 결정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실제 캐나다, 네덜란드, 아일랜드, 아이슬란드에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비뽑기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해서 놀랐다.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신청을 받고 거기서 일부를 제비뽑기로 뽑아 입법절차에 여러 관련 분야의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제도를 구상중이라 한다. 작가는 모든 시민은 적어도 자신의 삶에 있어서만큼은 전문가들이며, 유능한 법률가로 구성된 의회라도 우리가 매일 지출하는 식비, 대중교통비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냐 묻는다. 또한 제비뽑기는 선거 자금과 무관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금권정치와 부패를 해결할 수 있다 주장한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나라의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사람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 관심을 잃어간다. 민주주의는 가장 우수한 사람이 지배하는 체제가 아닌 앞서 소크라테스가 걱정했던 것처럼 어중이떠중이 모두가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어 공동의 번영을 꾀하는 체제다. 민주주의와 선거를 동일시하는 체계가 지속된다면 정치인들은 더더욱 우리들로 하여금 정치에 관심을 잃게 만들어 더더욱 우리를 무시할 것이다. 우리의 고정관념에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던진 책을 읽고 21세기 작게는 우리나라 크게는 세계 전체의 민주주의 체계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었고 지금 우리들에게 닥친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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