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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 미셸 우엘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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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5,839회 작성일 15-11-0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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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 미셸 우엘벡

  2015년 1월 7일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로>의 마호메트 희화화에 격분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샤를리 에브도> 본사를 습격하여 총기를 난사하고 열두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같은 날 자신이 샤를리 에브도의 일원임을 자처한 소설가 미셸 우엘벡의 소설 ‘복종’ 이 출간되었다. 이전에 출간한 작품들 중에서 공공연히 이슬람을 멸시해온 미셸 우엘벡의 이 소설은 이와 같은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프랑스 내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의 새로운 소설인 이 ‘복종’은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프랑스 내부를 모든 방면에서 잠식해 가는 이슬람 세력에 대해 복종해가는 프랑스 인들에 대해 사실적이면서도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묘사로 표현해 나가고 있다.

2022년 좌파 대통령 프랑수와 올랑드의 임기가 마치고 새로운 대선이 치러진다. 재앙과 같았던 좌파 대통령의 임기를 거쳐가며 프랑스의 여론은 극우파와 극좌파로 극명하게 갈리게 되고, 극우파에게 선거에서 질 것을 우려한 우파와 좌파, 그리고 극좌파 정당은 극우파에게 승리를 거두려는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슬람 정당의 후보인 모하메드 벤 아베스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게 된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 정당이 정권을 잡게 되고, 그로 인해 프랑스에는 경제적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다. 여성의 노동활동을 억제시킴으로써 실업률은 감소하게 되고, 석유강국들의 무한한 지원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며 이슬람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벤 아베스는 이슬람 정권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두 가지 조건인 교육의 이슬람화와 일부다처제 허용을 바탕으로 프랑스를 서서히 이슬람화한다.

미셸 우엘벡이 소설 속에서 묘사해 놓은 이슬람화된 프랑스의 세계를 소설을 들여다보면, 단편적 시선, 특히 능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이슬람 세계를 바라보았을 때는 거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제는 눈에 띄게 활성화 되었고, 능력 있는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부인을 늘려나갈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인가 찝찝한 기분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인해 위기의식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프랑스 사회에 이 소설은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미니스커트가 사라지고 대학교 내에서 베일을 두르고 있는 여학생들,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되면 주어지게 되는 엄청난 교육적, 경제적 혜택들, 그리고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학생을 새로운 부인으로 만들 수 있는 대학 교수들. 이런 모습들이 자유의 민족이라고 불려지는 프랑스 인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여지기 힘든 모습일 것이리라.

작가는 소설을 통해 절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슬람의 기류에 복종하지 말고 자유를 사수하라는 등의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지는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 보면 이 소설이 단지 현실을 인식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는 소설인지, 복종하지 말아야 하는 경고인 지도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덮으면서 느낀 것은, 단지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반항뿐만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여타 종교나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세력에 서서히 자기 타협을 통해서 잠식되어가, 자신의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자유의지를 버리고 인형처럼 살아가게 되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이었다. 큰 기류와 편안함, 권력에 휩쓸려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경고, 이것이 작가가 이슬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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