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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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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5,426회 작성일 15-12-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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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샐던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서두를 장식하는 말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이 말 한 마디에 모두 함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시장가치가 사회생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사고 판다는 논리가 더 이상 물질적 재화에만 적용되지 않고 그 이외의 것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돈으로 사고파는 시대가 온 것이다.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 만능의 시대의 도래를 걱정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로 불평등과 부패라는 두 가지를 꼽았다. 만약 부유함이 지니는 유일한 장점이 그 부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사치와 향락에 그치는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정치적 영향력, 범죄로부터의 안전, 우수한 의료서비스, 교육환경 등 돈으로 살 수 있는 대상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거래 만능 시대의 도래는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이는 결국 빈부격차와 부의세습, 더 나아가 불평등의 세습으로 까지 이어진다. 또한 이러한 부와 불평등의 세습은 자기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만을 위한 행위만을 하게 되고, 이러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부정한 행위들이 생겨나며 부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항간에 유행처럼 번지는 ‘헬조선’의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 우리들은 이미 거래 만능의 시대가 초래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란 냉전시대를 거치고, 사실상 자본주의의 승리와 사회주의의 몰락을 통해 사람들은 자본주의야말로 옳고 바르다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에 의해 움직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는 수많은 경제학자와 시장경제주의자들에게 미신처럼 신봉 받아왔다. 공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지내온 나 또한 시장경계 논리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가 보여주는 단점과 부작용을 갖가지 사례로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도덕은 세상을 움직이고 싶은 방식일 뿐이고 경제는 실제로 세상에 작용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시장의 논리와 도덕의 논리를 구분해야 하고 더 실제적인 경제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샌델은 경제를 도덕과 분리되는 몰가치적 학문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시장이 삶의 비경제적인 곳으로 팽창할수록 도덕적 문제와 더욱 얽힌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소수를 위한 사회보장제도나 법이 그렇다. 소수를 위한 것들이란 항상 비경제적이다. 그 소수가 정치인이나 의사, 변호사와 같은 거대한 힘을 지닌 소수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 비효율적이기 그지없는 것들을 행위들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따져야 할 것인가. 효율의 문제에서 벗어난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비용이 소수의 그들에게는 더욱더 큰 가치로 다가가진 않을지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도덕 수준의 향상 또한 필요할 것이다.


 분명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존재한다. 가족의 따뜻한 온기, 힘들 때옆을 지켜줄 수 있는 친구 등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감정의 결과물은 결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들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시장의 원리로만 따져 화폐적 가치만을 따지고 있지는 않은지, 이에 따르는 도덕적 불감증을 우리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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