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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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 낸시 마이어스 감독
영화에서는 나이 70에 이른 벤이 은퇴 이후 삶에 지쳐 새로운 직장을 찾는 이야기를 그렸지만, 아직 사회초년생 조차 되지 못한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며 보낼 수 밖에 없기에, 직업이 그 사람 자체를 어느 정도는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사회로 나가서 좋든 싫든 직업을 가져야만 하고, 이것이 이후 나의 인생을 대변한다는 가치는 벤이 제 2의 직장을 찾고자 하는 이유와 같다.
사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봤던 다른 영화들에 비해 더 많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남겼는데, 아마 최근 들어서 “나중에 뭐하며 먹고 살까?” 하는 생각을 부쩍 많이 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요즘을 제외하고는 살아오면서 딱히 미래에 대한 생각을 깊고 절박하게 해본 적이 없었다. 중, 고등학교 때는 그저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아침 7시경에 일어나 8시까지 등교를 했고, 저녁 6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수업 내내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듣고 외우기에만 바빴다. 수업 도중에 나중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를 생각하면 ‘딴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저녁 6시 이후에 나의 사고가 자유로운 것 또한 아니었다. 경기도 권역의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야간자율학습이 필수였고 (물론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았다면 학원이라도 다녔겠지만) 그 시간은 학교나 학원 숙제를 하는 시간 혹은 친구들과 몰래 잡담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하려면 할 수야 있었겠지만, 인생 최우선 목표는 대학 입시라고 세뇌 당했던 시기였기에 그 당시 생각할 수 있는 미래는 수능시험날 전까지 뿐이었다. 대학교 때는 그 동안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였는지 놀러 다니기에 바빴다. 학부 저년차 때는 강의 끝나고 친구들과 술 마시러 다녔고, 학부 3, 4년차에는 동아리 활동한다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사실 4학년쯤 되면 취업때문에라도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법도 하지만 대학원을 결심했던 터라 남들 다 하는 취업걱정 없이 열심히 놀았다.
이렇게 미루고 미루어온 걱정이었는데 사회로 던져지는 시기가 가시권에 들어온 이상 더 외면할 수가 없게 되었다. 주로 밤에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생각하고는 하는데, 막연하게나마 내린 결론은 미래에 무엇을 할 지는 인생에서 어떤 가치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지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돈과 같은 물질적인 가치를 최우선 할 수도 있고, 가정의 평화, 안정적인 삶 등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할 때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고 그것이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 생각할 때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고민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결론을 계속 내리고 있다.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보다는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큰 것 같다.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일 보다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환경에서 최고의 솔루션을 찾는 업무환경에서 일하고 싶고, 급변하는 세계 흐름과 비즈니스 환경에서 나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키워나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 실제로 사회에 내던져질 때 까지는 몇 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런 걱정을 지금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운인 것 같다. 살면서 운이라는 것이 참 따르지 않는 편이었다. ‘어떻게든 되겠지’보다 ‘미리 준비하고 내가 노력한 만큼만 얻는 것’을 추구할 수 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이 시점은 나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준비기간이라고 본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제로 행동하리라 항상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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