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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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환자들은 병원에 가면 여러 가지 검사 후 수술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럴 때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물론 암처럼 치명적인 질병의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엔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디스크같은 척추질환은 의견이 참 분분하다. 의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워낙 전문적인 분야다 보니 환자의 입장에서는 의사의 말을 100% 신뢰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의사마다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보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이럴 때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보곤 한다.
“의사 선생님이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 거 같나요?”
하지만 정작 의사들 본인의 입장에서는 환자들에게 서비스하는 다양한 진료를 적극적으로 본인들에게 도입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임플란트, 성형, 라식, 라섹 등, 수많은 시술들이 있지만, 시술하는 당사자는 그런 의학적 조치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시술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이에 김현정 박사는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의료계의 문제와 사람들의 의료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세브란스 병원 출신의 대한민국 최초 여자 정형외과 전문의이고, 여성으로서는 대한민국 1호로 정형외과학 대학교수를 역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저자는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3가지를 들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잘 안다는’ 것. 현장에서 많은 투병과정과 죽음을 이미 지켜봤기 때문에 현대의학의 혜택뿐만 아니라 한계와 허상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한 검사나 치료에 섣불리 몸을 맡기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기다리는’ 것.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픈 것을 참지 않고 되도록 빨리, 가능하다면 당장 낫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을 기울여서 차근차근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유책보다는 외과적 수술 조치나 약물 조치에 의존한다. 세 번째 이유는 ‘자유로운’ 것. 사실 의료에는 어떠한 정형화된 정답이 존재하진 않지만 정부의 진료지침, 학회의 권장 가이드, 또는 병원에서 독려하는 경영방침이나 보험회사에서 규정하는 수급기준들 때문에 환자들이 평소 이러한 장치와 압력들을 벗어나서 진료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사들은 자기자신이 의사가 되고서야 비로소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 가장 솔직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의사가 아닌 우리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현 의료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우리들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료계는 일종의 기업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 의사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대변되는 의사로써의 사명보다는 높은 경제력과 보장된 사회적 지위를 바라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보통 기업들이 상품을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과 같은 논리로 바라본다면, 의사는 없는 병을 만들기도, 있는 병을 확대 해석하기도, 더러는 어떤 병을 유행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사와 현대의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과 무분별한 의료소비는 금물이라 생각된다.
더불어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항상 예의 주시하는 “0차 의료”이다. 즉, 되도록이면 병원을 이용하지 않도록 평소부터 생활습관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마지못해 병원을 가더라도 최소한의 의료만 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의료업계로서는 굉장히 거슬리는 소리일 것이다. 허나 불안을 조성해서 과거에는 없던 각종 증후군들을 양산해내서 약물에 종속시키는 의사를 보고 명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현대인들은 본인의 치유능력을 무시한 채, 툭하면 병원과 약국을 찾기 바쁘지만, 모든 생명은 스스로 치유할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최근의 의료민영화 정책이 위력이 발휘하게 되면 이런 식의 자정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될 터이다. 의사들의 목덜미를 쥐고 발언권을 강력히 통제하게 될 자본의 위력은 그간의 다양한 상황을 통해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들은 평소부터 자신의 몸과 건강을 관리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무분별한 약에 대한 의존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감기는 감기약을 먹으면 일주일이 걸리고, 가만히 놔두면 7일이 걸린다고... 우리는 우리의 자연 치유력을 무시하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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