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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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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5,600회 작성일 16-01-0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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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이상 살아오면서 아직까지는 내 자신이 사회 소수자, 약자라고 느끼고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회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받으며 커왔고 그 결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사회적 위치는 약자라기보다는 강자, 소수자라기보다는 다수자에 가까운 듯하다. 우리는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받을 때 항상 주변의 약자를 돌보고 소수자의 편에 들어 생각을 하자는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또 자신이 나섰을 때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유로 주변을 외면하고 혼자만의 길을 걸어간다.

 

  용산 참사, 강정 마을 사태, 밀양 송전탑, 쌍용차 사태 등 나와는 거리가 조금 멀다고 생각 되는 일에서는 무관심했고 심지어 작년 경주에서 부실공사와 업체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마우나 리조트가 무너져 부산외고 학생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세월호가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수백 명의 실종자와 함께 가라앉았을 때, 어쩌면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들, 또한 이러한 일들에 대해 관련자 책임을 촉구하는 촛불 시위, 거리 행진에서도 나는 무관심 했다.

 

  ‘곁에 서다’는 이 시대와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 보다 약자를 돌보지 않고 바쁘고 관련 없다는 이유로 혼자 살아가는 데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쓴 김중미 동화 작가,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배우 권해효 등 의사, 영화 감독, 음악가, 변호사, 목사까지 총 8명이 각자 자기가 할 일을 잘 해 나아가면서도 틈틈이 자기와 관련된 분야에서 혹은 자기와 관련 없는 분야라 하더라도 조금씩이나마 주변의 약자를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8명의 이야기는 다른 듯하면서도 너무나도 닮아 있다. 불의의 현장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각자의 모습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들의 다른 목소리는 같은 목소리로 들린다. ‘함께 살아갑시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들은 이들 8명과는 다르게 주변의 슬픔을 함께 나누지 않는다. 분명 우리들의 선조들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변과 한 가족인 것처럼 서로 슬픔과 기쁨을 나눴지만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의 슬픔을 나눌 줄 모르고 서로서로를 적대하며 이길 궁리만 하는듯하다. 물론 사람들을 이렇게 만든 데에는 사회, 경제적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책에서 소개된 8명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할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주변을 돌본다면 분명 더 나은 세상이 오리라 생각된다. 특히 이 책을 접하며 인상적인 점은 책을 파는 출판사와 판매자 (yes24.com)가 책을 판 수익금의 일부로 광화문 등에서 이루어지는 세월호 시위, 소수자를 위한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한 손난로를 구매한다는 점이다. 마치 책에서 말하는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약자를 돌보지 않는 세상에서는 우리보다 더 강한 자들도 우리를 돕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 할 당시 나치에 동조하기도 했고 또 주변에서 벌어지는 나치의 핍박을 무시했던 목사 마틴 니묄러의 시를 소개한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과 또 살아가는 사회에서 나와 관련 없다는 이유로 계속 사회적 약자와 불합리함을 그저 방관하며 살아왔던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본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 마틴 니묄러 (1892 - 1984)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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