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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지향의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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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6,575회 작성일 15-09-0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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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고도 먼 나라 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곳은 어디일까?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옆 나라인 일본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야깃거리가 참 많은 곳이다. 역사, 문화, 경제, 정치 그 무엇도 빼놓지 않고 긴밀하게 엮여있기에 감정적인 부분을 제외하고서라도 그만큼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서적 이해가 상당하다. 그렇기에 일본을 다룬 가장 객관적인 책으로 손꼽히는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읽으면 한국인의 입장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본적이라고 말하는 ‘인정’, ‘의리’, ‘수치’의 문화, 체면을 중시하는 육아 교육법 등은 사실 유교의 문화가 깊은 한국의 특성이라 볼 수 있으나, 책에서는 모두 일본의 특색이라 이야기 한다.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같은 아시아권의 이웃나라인 한국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정확한 분석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개념에서 시작된 책이 바로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다.

 저자인 이어령씨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는 일제 시대에 태어나 어쩔 수 없이 한글이 아닌 일본어로 초등교육을 받아야만 했던 아픈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그러한 가슴 아픈 경험을 통해 일본어와 일본 역사를 알았고, 진정한 일본의 면모를 파악할 통찰력을 얻은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저자가 파악한 일본의 특징은 ‘축소지향’이라는 개념을 토대로 6가지 모형인 이레코형, 쥘부채형, 아네사마 인형형, 도시락형, 노멘형, 문장형과 같은 형태로 표현되며, 각각의 형태에 관한 구체적인 예와 근거로 일본의 모습을 묘사한다. 책에서 보이는 일본의 축소지향적인 모습은 소인이 주인공인 전래동화 ‘잇슨보시(난쟁이)’부터 시작하여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인 ‘하이쿠’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자연, 문화, 인간, 사회, 산업 전반의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국화와 칼’처럼 서구권에서 동양을 바라볼 때, 동양의 문화를 일본의 문화로 착각하는 오류, 그리고 일본인 스스로 범하고 있는 탈동양의 오류 등에 대해서도 논리적인 전개로 반론한다.

 저자는 일본이 기본 성향인 축소지향적인 체제 하에 있었을 때 스스로 안정을 찾았으며, 그 반대인 확대지향적인 행동을 했을 때 그들의 주변국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어왔고, 그들 스스로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왔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교훈 속에서 일본이 정말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역설한다. 바로 그들의 축소지향이라는 본래의 가치를 계승,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마치 일본적인 것=동양적인 것 이란 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국화와 칼’에 비하면 좀더 논리적으로 일본을 바라본 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읽는 내내 답답했던 것은 본래 일본어로 작성된 책을 번역해 출판한 책이라 문맥상 다소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는 점과 일본의 문화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로 했다는 점이다. 특히 문학과 같은 문화양식의 세밀한 것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던 지라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란 책 제목과는 달리 임진왜란이나 제국주의와 같은 일본의 태도에 의아해 했었던 나였지만, 축소지향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때 확대지향으로 돌변하는 일본, 그리고 그 대가. 그런 역사의 교훈을 정리하여 보여준 저자의 능력에 감탄을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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