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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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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6,278회 작성일 15-10-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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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하여



 죽음이란 단어는 그 2 음절만으로 어떤 이에게는 이성으로 극복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를 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답이 없는 깊은 사색의 늪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을때 한 번이라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적이 있거나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간단명료하게 말하기 쉽지 않다. ‘어떤 이들이 말하길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것이 그런 것 같다. 죽음에 관하여 라는 책은 처음에 네이버에 연재되던 주간 웹툰이었다. 독자들의 큰 호응에 의해 유료화 후 책으로 발간되었다.



 이 책은 죽음을 굉장히 이색적인 방법으로 풀어간다.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모든 에피소드의 첫 장면은 죽은 사람이 사후세계에서 절대자와 만나는 시간이다. 이 책에서의 절대자는 신이라고는 하나 특정 종교의 교리를 따르지는 않는다. 죽은 이는 절대자와 대화를 한다. 이후 그들은 다시 생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뒤따라오는 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이 책이 특색있게 칭찬받을 만한 부분은 이 모든 과정에서 자세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절대자와 죽은 이의 대화를 보며 이것이 무슨 내용일까를 계속해서 생각한다.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단서를 던져준다. 이를 통해 인터넷 상에서는 독자들이 작가가 의도한 내용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피력하며 논리적으로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를 던진다.



 여러 개의 짧은 에피소드들이 반복적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 책은 짧지만 오래걸리는 책이다. 책을 읽는 시간보다 몇 배 많은 사색시간이 필요로 한다. 특히 죽음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시간이 길지만 아깝지 않다. 이 책은 책을 읽을 때 제대로 된 생각을 하고싶기도 했고 아무 생각없이 읽어버리기가 아까워서 다른 내용을 빨리 읽지 않은 유일한 책 인 것 같다. 올해에만 나는 주변에서 가까운 사람을 세 명이나 먼저 떠나보냈다. 교회에서 어렸을 때부터 보며 자란 진심으로 존경하는 92세의 장로님과 결혼을 통해 맺어진 새로운 가족인 이모님, 마지막으로 어려서부터 빈번하게 연락하며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2살 많은 누나가 그 들이다. 이들의 죽음을 통해 누구도 해답을 향한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깊은 고찰의 늪에 갇혀있던 적이 있다. 특히 위암으로 인하여 6개월 정도의 짧은 투병을 거쳐 불과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의 죽음이 그렇다. 현대 의학은 굉장할 정도로 발전되어있고, 발전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 인간의 생명이 걸린 건에 대해서는 약간의 연명 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 억장이 무너진다.



 기본적으로 나는 기독교의 교리를 따르고 윤회설을 믿지 않는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그 사람이 세상에 쓰일 일을 수행해내고 마지막에 죽음을 맞이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생각도 주입식 교육을 통해 생긴 믿음일 뿐, 생각에 대한 강한 신념은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후 세계의 모습과 절대자의 말투와 같은 사소한 것들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남을 헤치는 것,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경고와 생애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서 굉장히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엔딩을 그리게 하는 열린 결말을 볼 때 마다 거의 정해진 답이 있는 상태였다. 죽음이라는 철학적으로 심오한 내용을 담은 소재를 다룬 이 책의 열린 결말은 여태 본 문학작품 중에서 가장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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