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6,392회 작성일 15-10-01 21:34

본문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와다 이치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입사 1년차 직장인의 75퍼센트 정도가 이직을 고민하고, 그 중 37퍼센트가 실제로 이직을 한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삼성, 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에 취업을 한 이후에 금방 이직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기에 조사에서 밝히는 숫자가 의심스럽지 않다. 인터넷 상에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이 퇴사와 이직에 대한 고민과 조언이 넘쳐난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도 18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퇴사한 한 사람의 블로그에서 시작되었다. 직장 생활의 경험과 후회를 진심 어리게 담은 저자의 글은 입소문을 타,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에 기고가 되면서 우리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입사 첫날부터 사장을 목표로 전력 질주했어야 했다.’   ‘회사의 색깔에 물들었어야 했다.’

 ‘사내의 인간관계에 관심을 더 가졌어야 했다.’   ‘부족한 상사에게 다정했어야 한다.’

 ‘골프를 시작하고 와인에 대한 소양을 쌓았어야했다.’   ‘신념을 버렸어야 했다.’

를 포함해 총 12가지의 후회를 담은 경험담은 “나의 직장 생활은 실패했다”라는 저자의 서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골프를 시작하고 와인에 대한 소양을 쌓았어야했다.’와 ‘신념을 버렸어야 했다.’와 같은 후회를 할 정도로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했다.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했는지 회사를 그만 두고 난 지금에도 그 열기가 식지를 못해 블로그에 올린 글귀마다 뜨끈하게 감정이 녹아 있다. 하지만 나는 충격적이게도 그가 뱉는 후회를 들으며 ‘저자가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른 채 회사에 입사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인간관계에 관심을 더 가진다고 해서 저자가 사내에서 인기스타가 될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관계를 다룬 책만으로도 책방이 터져나갈 정도로 인간관계는 어려운 것이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하나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우리나라 옛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의 인연은 관심과 노력으로 얻어 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회사의 색깔에 물들었어야 했다.’와 ‘신념을 버렸어야 했다.’라니, 회사를 다니며 꽤나 저자 본인의 신념이 회사의 색깔에 반한다고 느꼈었나보다. 저자 눈에는 살아남은 즉, 임원까지 승진한 사람들이 필요할 때마다 신념도 버리고, 원하지 않는 인간관계에 가면을 쓴 채,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로 비춰지고 있는 것 같다. 또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러한 것들을 후회하며 그 열기를 식히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저자가 내 것 같은 회사, 마음 맞는 사람이 있어서 회식자리가 즐겁고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회사에 취업 했더라면 저자가 땅을 치며 후회할 12가지 일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KAIST내의 많은 사람들이 중학생 어린 나이에 바짝 공부하여, 과학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되면서 넓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문과의 꿈을 접으며 적성의 50퍼센트를 접하지도 않은 채 제외시키고, 과학고에서 장래에 대한 고민과 선택하는 과정 없이 입시의 문턱이 낮은 공대로의 대학교 진학으로 이미 진로선택의 폭은 골목길 보다 좁아진 상태로 화학공학, 전자전기공학, 기계공학 세 가지로 갈라지게 되면 이미 입사할 수 있는 회사는 아무리 다양해도 3군데도 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상태로 한 술 더 떠서 아무 생각 없이 대학원을 진학하기라도 한다면 전자공학 가운데에서도 디스플레이, 메모리, 로직 등으로 나뉘어 한 회사의 사내 팀과 직책까지 결정이 난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상태에서 ‘입사 1년차 직장인의 75퍼센트 정도가 이직을 고민하고, 그 중 37퍼센트가 실제로 이직한다.’는 것은 오히려 낮은 수치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같은 고민과 후회는 자신이 선택하며 간 길이 아닐 때 생기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도, 결정도 해본 적 없이, 본인의 색깔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꾸역꾸역 입사를 해서 선택된 회사의 색깔에 맞추자니 그게 얼마나 웃긴 일인가. 입사 1년차의 75퍼센트 가 이직을 고민하는 건 그 회사 복지가 안 좋아서도, 사내 경쟁이 힘들어서도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등 떠밀리듯 경쟁에 이기는 것에만 목숨 걸고 뛰며 살다가 회사까지 들어왔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본인이 선택한 것이 아닌 회사에 막상 들어와 놓고 정신을 차려 들여다본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몰라 우왕자왕 나자빠지는 것이다.


강물을 따라가는 것은 오직 죽은 물고기 뿐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자기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본인이 선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의 “나의 직장 생활은 실패했다”는 바로 입사 첫날.

원하지 않은 회사에 간 것에서부터 이미 정해졌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